brunch

아이의 곰발 <사진 에세이>

0317

by 리앤

아이의 두툼한 발을 가지고 공방전이 벌어졌습니다.

-나 아니야

-나도 아니잖아. 그럼 누구 닮은 거야? 저 곰발?


돌아가신 친할아버지의 발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암 말기였던 할아버지. 방문한 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할아버지의 두툼한 발을 주물렀습니다.


마지막 염을 할 때 유리창 너머 할아버지의 발이 보였습니다. 그 앞에서 내 손에 만져졌던 느낌이 생각나 빈 손만 어루만졌습니다.


아이의 발을 보고 이제야 누구를 닮은 발인지 깨달았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귀를 두고 내렸다 <사진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