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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이 Oct 18. 2023

지금 이 순간을 산다는 말

어느 날의 짧은 생각

예전에는 듣고 읽어도 무슨 말인지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가슴'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말 중에 하나가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라는 말이었다.


지금 이 순간을 살라는 것이 무슨 말일까?


먹지 마!라고 하면 더 먹게 되는 청개구리 심보처럼, 여러 심리학 서적등에서 저런 문구를 보아도 '지금 이 순간에 더 집중하지 못하고, 생각만 많아지는' 경험을 누구나 해본 적이 있을 것 같다. 끝없이 올라오는 생각을 바라보고 있다 보면,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나를 살아내는 듯한 '생각'이 든다.


그런데, 최근에 '지금 이 순간'을 주제로 하고 있는 두 책을 연달아 읽다가 아 결국에는, 순간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 '저항'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저항'이라는 말 자체도 심리나 영성 서적의 단골 키워드이기 때문에 처음 들어본 것은 아니다. 그저 '내가 저항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얼마나 심한지 깨닫지 못했던 것 같다.




"단 한순간도 편한 맘이 안 생기고 괴로운 마음뿐이네요."라는 님의 말씀처럼, 우리의 인생이 괴롭고 힘들고 무한히 고통스러운 건 바로 그 '나'를 거부하고 저항하며 끊임없이 무언가가 되려고 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므로 오직 그 마음만 내려놓고 매 순간 있는 그대로의 '나'로 존재하기만 하면 우리의 고통은 영원히 끝이 나요....(중략)... '무엇이 되려는' 그 마음은 매 순간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기에 생기는 마음이에요. 그렇기에 그것은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저항'이요, '왜곡'인 것이지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싫기에 그것을 거부하고 다른 무엇이 되려는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러나 그 마음을 따라가게 되면 괴로움은 끝나지 않게 돼요. 왜냐하면 '있는 그대로'를 버리고 '저항'을 택했기 대문이며, 무엇이 됨으로써 얻으려고 하는 마음의 참된 평화는 사실은 매 순간 있는 그대로의 것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이 기회입니다> 중


1학년을 살아야 할 시간에 2학년이 되는 것에 집착하면서 주어진 과제를 하나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변화하지도 성장하지도 못했으니까요. 우리는 나보다 더 나은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영적으로 성장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 삶을 훨씬 더 수월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의 삶을 흉내 내보려고도 하고 현재의 나와 비교하면서 나는 부정하고 그 사람은 긍정하며 나에 그 사람처럼 되라고 강요합니다.  

<하루의 사랑작업> 중


'1학년을 살아야 하는데, 2학년이 되는 것에 집착하면서 주어진 과제를 하지 않는 람들'이란 문구에서 이보다 더 나를 잘 설명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늘 현재의 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끊임없이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이런저런 콘텐츠를 기웃거리며 '더 나은 나'가 되기 위한 방편에 몰두하고 있었다. 아마도 살면서 늘 말이다.


그러니, 지금의 나는 계속 소외되고 무시당하고 '무의식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못났다는 말을 들으면서 비하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내 주변의 '2학년'인 것 같은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좋아하고, 나처럼 '1학년'인 것 같은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싫어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마음이 늘 불안하고 저항을 하느라 기력이 늘 없었던 것 같다. 그것이 실제로도 몸의 병으로 나타날 때도 있고 말이다.


저항은 결국 지금의 나를 수용하지 못하는 데에서 발생하며, 지금의 못난 나를 들여다봐주고 인정해 주어야 마음이 편해지고 결국에는 2학년이 되기 위한 '과제'들을 편한 마음으로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무기력, 저항, 할 일을 미루는 것, 왠지 기분이 나쁜 것, 마음이 불안하고 붕 뜬 것, 이런 것은 나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는 '저항'에서 나온 것임을 깨닫는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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