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
오늘은 토요일이야. 비가 많이 와서 나가지도 못하구 이렇게 집에만 있어. TV나 좀 볼까 하구 켰는데 정규방송은 하나두 안 하고 계속 뉴스속보만 나와. 아침부터 여지껏. 그래 딱히 할 일도 없고 낮잠을 자자니 것도 그렇구 읽을만한 책두 없구, 음악두 별루고 해서 또 이렇게 편질 쓴다. 왠지 모르게 편지 쓰면 시간두 잘 가구 시시하지두 않고, 편지 쓰다가 가끔 거울 보며 표정관리도 해보고 웃어보기도 하며 혼자 놀구 있어.
우리집은 약간 지대가 높아서 비 피해는 없지만 다른 데는 정말 심하더라. 동두천도 그렇고, 중랑천 일대두 물에 잠기고. 참, 너네집은 괜찮니?
네가 군에 가기 전에 노래 음성으로 넣어줬었지. 이범학의 '마음의 거리'
그 노래를 장기보존해서 여지껏 듣고 있었는데, 오늘 들으려고 보니까 지워졌드라. 섭섭하게 시리... 그래서 그냥 나 혼자 부르고 있어. 인제 나두 그 노래 다 알어. 따라 부를 수 있을 만큼은 말아. 근데 거 말구두 '착한 사랑' 것두 좋았는데. 많이 불러주고 가지. 짜식...
너한테 편지 쓸려고 샀던 우표를 벌써 다 써버렸어. 보통우표를 붙여두 되는 거긴 하지만 왠지 빨리 보내고 싶은 마음에 그게 잘 안 되는 거 있지. 그래서 항상 빠른우표를 붙이니까 샀던걸 다 써버렸어. 너한테 편지 보내는 거니까 네가 사줘야 돼? 우표! 안 그러면 나 편지 안쓰지롱... 히히...
어제 쓴 편지에 너무 수다를 많이 떨어서 그런지 오늘은 별루 할 말이 없네. 그럼 오늘은 이만 써야겠어. 너두 지루할 테니.
참, 형한테 얘기 듣긴 했는데, 처음에 세 통 말구두 모두 받은 거지? 작은형이 그러시더라구 4주는 훈련 거기서 받고 2주는 다른 데서 받는다고 빨리 보내라구. 지금 벌써 다른 데로 옮긴 거야? 혹시 못 받는 건 아닌가 걱정돼서...
그래, 그럼 잘 지내.
글씨가 엉망이야. 성의 없어서 미안해... 이해해.
1998. 8. 9.
너의 손을 처음 잡았던 그날
그 사랑의 시작이 바래기 전에
미안하단 말 한마디로 깨어지는 사랑
왜 그땐 알지 못했나
잠들기 전 흘러내린 이 눈물
그 꿈같던 지난 기억이 담겨진
안녕이란 인사 뒤로 부서지는 사랑
왜 그땐 알지 못했나
사랑하는 마음을 말로 하면 멀어지는 걸
향기가 다 해진 꽃 같은 것
사랑하는 사람이 어려우면 멀어지는 걸
나를 잃는 서글픔만
눈물이 가르쳐 준 너와 나의
그 수평선 같은 거리
만남도 헤어짐도 아닌
어색한 마음의 거리
왜 그땐 몰랐나 아무런 바램도
욕심도 없을 때 가까워짐을
사랑하는 마음을 말로 하면 멀어지는 걸
향기가 다 해진 꽃 같은 것
사랑하는 사람이 어려우면 멀어지는 걸
나를 잃는 서글픔만
눈물이 가르쳐 준 너와 나의
그 수평선 같은 거리
만남도 헤어짐도 아닌
어색한 마음의 거리
왜 그땐 몰랐나 아무런 바램도
욕심도 없을 때 가까워짐을
눈물이 가르쳐 준 너와 나의
그 수평선 같은 거리
만남도 헤어짐도 아닌
어색한 마음의 거리
왜 그땐 몰랐나 아무런 바램도
욕심도 없을 때 가까워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