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어떻게 써야 할까

by 비차

나는 글을 업으로 쓰는 사람이 아닌데도, 종종 글을 어떻게 쓰냐는 질문을 들어왔다. 글 쓰는 것이 전공이기도 해서, 몇 년 배운 가락으로 몇 마디 보태곤 했다.


처음 써보는 사람들에게는 우선 많이 읽고, 매일 조금이라도 써보라고 하면서 동시에 단어에 대한 자기만의 뜻을 담은 사전을 만들어보라 권한다. 나에게 글이란 어떤 의미인지, 손가락이라는 단어에 얽힌 기억이라던가, 커피잔 위에 맺힌 물방울에 대한 감각이 어떤지,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하고 그에 따라 단어의 감정과 의미와 뜻이 달라지기 때문에 사람마다 이 사전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 후에는 글이 조금 쉬워진다. 나는 슬프다는 말을 하기 위해, 슬프다는 말 대신에 닦이지 않는 거울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되니까.


그래서 내 글은 내 글의 느낌을 가지게 되고, 그 사람의 글은 그 사람의 글이 되게 된다. 나의 손가락과 그 사람의 손가락은 같으면서도 같을 수 없는 거니까. 같은 경험을 했다 하더라도, 서로에게 공감하더라도, 동일한 감정을 느낄 수는 없으니까. 함께 오래 지내면 문장이 닮아간다던가, 다양한 문체와 느낌이 나는 글을 쓰는 것이 어려운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에 앞서 글을 쓰기 위해서는 '내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며 필수적이다.


다른 사람의 문장을 가져다가 단어 몇 개, 어미 몇 개 바꾸어 내 것인양 전시하는 것은 정말 쉽지. 이런 일 참 많고 흔하다. 어떤 사람은 몇십 만명의 팔로워가 있기도 하고, 책을 내기도 하고, 곡을 쓰기도 하고, 엇그제는 또 한 경우가 발견되었다. 참 많이 가져온 그 문장들 낯이 익더라.


그도 그렇다, 쉽게 몇 마디 옮겨올 때 창작이란 그토록 얕고 쉬운 것이 되고, 사람들은 당신을 특별하고 긍휼히 여겨줄텐데. 글 한 줄, 단어 몇 개 쓰기 위해 밤낮을 찢고 부수는 걸 보며 별것도 아닌 것을 위해 헛되었다 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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