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다가온다
결혼 7년 차쯤 되니
나도 모르게 동네 저렴한 야채가게를
아이 하원후 습관적으로 둘러보곤 한다
가족에게 가장 신선하고 가격도 좋은
좋은 재료들로 맛있는걸 해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들곤 하기 때문이다
명절이 다가오니 야채 가격이
하루 사이에 쑥쑥 오르는 게 보인다
엊그제는 3500원이던 시금치는
며칠 만에 5500원 “금치”로 가격이 껑충 올랐다
예전에는 친정엄마가 본인 키만 한(?)
카트를 끌고 다니시면서
시장에 가시는 게 이해되지 않았었는데
나도 모르게 휴대용 장바구니를 챙겨
친정엄마를 따라 종종 시장 구경을 나선다
어릴 적엔 엄마 따라 시장에 가면 맛있는 도넛도
먹을 수 있고 갓 나온 따뜻한 순대의
짭조름한 그 맛이 어찌나 풍미가 좋고 맛나던지
이제는 엄마와 함께 내 아이를 줄 꿀떡을 산다던지
엄마가 좋아하는 깨강정을
사드린다 던 지 새삼 엄마와 나의
역할이 바뀐 거 같아서 웃음이 나기도 하고
살짝 슬픈 느낌도 들었다
“약과 사줄까?”
여전히 서른 살이 훌쩍 넘은 큰딸이
엄마 눈에는 꼬맹이 시절 약과를 좋아하는
그 아이로 보이나 보다.
함께 나이들 먹어가는 엄마와 명절음식재료들로
두둑해진 시장바구니를 함께 들고 가며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해할
가족들의 얼굴이 벌써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