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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나 sseona Jan 03. 2024

처음, 그리고 시작

이토록 멋진 첫날

이토록 멋진 첫날


새해가 밝았다.

별 다를 것 없는 아침이지만

어제는 2023년이었고 오늘은 2024년이라니

다시, 1월이라니… 감회가 새로웠다.


나의 하루는 여전히 피곤하고 귀찮고 지진한 일들이

많은 것 같은데 새 태양은 떠오르고 사람들은 희망을 품는다. 그리고 모두 다정한 인사를 건넨다.


새해첫날이니까.

아무리 고약한 심보를 가진이라도 오늘만은

따뜻한 인사를 건넬 것 같다.


 몇 달 전 주변 추천으로 계획 세우기 좋다는 다이어리도 구입했다. 11월에 산 다이어리의 존재가 잊힐 때쯤 이를 위한 단톡방이 만들어졌고 여러 가지 다이어리를 쓸 수 있는 방법들이 공유되고 미션이 주어졌다.

연말에 바짝 정리를 하고 새해에 큰 포부를 가지고 계획을 세우려 했지만 아이가 아팠고 간호하느라 지쳐버렸고, 이래저래 핑계되기 좋은 게으름이 밀려왔다.


나의 개인시간은 멈쳐있었지만, 그래도 시간은 흘렀고새해가 되자 떡국을 끓여 아이와 가족들의 입에 푸근한 인심을 넣어주었다. 새해맞이 청소도 했다.

결국엔 엄마가 움직여야 집안은 청결해지고 제때 끼니를 챙겨 먹일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 씁쓸했지만

뭐 어떠하리.  아이는 다행히 건강을 되찾고 있었고 남편은 나름 도와주고 있고 나는 틈을 내어 책을 몇 구절 읽었다. 간단한 안부인사용 그림도 그리고 이렇게 아이를 재우다가 쪽글도 써본다.


이만하면 멋진 새해 첫날이다.


어느 것 하나 완벽하게 해내진 못했으나 조금씩 시도를 했고 글 하나를 완성했다.

이것만으로도 무언가 해낸 것 같다.


이토록 멋진 처음이라니,

퍽 마음의 드는 올해 첫날이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집 앞 카페에 아르바이트생이 바뀐 뒤 밍밍한 라테의 맛에 한동안 가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은 무려 영하 16도의 아침. 너무 추워서 재빨리 테이크아웃 하고 집에 갈 요량으로 어쩔 수 없이 집 앞에서 라테를 사 왔다. 한입 먹으려 뚜껑을 열어보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런 뭉툭한 하트라테아트 라니… 아이고 귀여워’

저번에만 해도 라테아트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는데 그새 성장한 초보아르바이트생의 실력이 좋아진 것 같아 괜스레 기뻤다. 다시 사 먹으러 가야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들었다. 그리고 나선 앳된 20대 초반 아르바이트생의 얼굴이 떠올랐다. 문득

‘모두에게 처음은 있기 마련이지’

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나도 어릴 적 미숙했지만 미소로 넘겨주던 어른들이 있었기에 알바도 하고 일도 하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었겠지’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처음부터 모든 걸 잘하는 경력직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 텐데.. 타인에 대해, 오늘이 처음일지 모르는 다른 이를 위해 조금만 더 친절해지고 여유를 갖고 상대를 바라볼 줄 아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하의 날이 서늘한 날 따뜻하고 뭉뚝한 하트의 어여쁜 라테를 마시며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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