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마음의 빛깔
나는 응원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다.
막상 내가 받으면 좀 쑥스럽지만, 어느 날 책구절에서
‘마냥 사양하는 것도 자기 자신에게 결코 좋지 않은 일이다’라는 문구를 보고 난 뒤, 지난 몇 년 동안은 결코 칭찬을 내빼지 않고 당당하게 받아들인다.
댓글을 마음을 듬뿍 담아 다는 것도 좋아한다.
그 순간은 정말 진심으로 칭찬하고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준다. 그러다가 나도 힘이 빠지는 날이 오면 괜스레 울적해지는데 그럴 때 생각해 본다.
사실 누군가를 응원하고 위로했던 말들은 나에게 온전히 해주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던 어느 밤이었다.
돌을 얹은 것 같은 마음이 들 때.
받고 싶지 않은 전화를 무음으로 처리할 때.
괜한 걱정과 상상으로 마음이 짓눌러질 때.
오랜 세월 나는 왜 타인의 눈치를 보았던가
자신의 짐을 나누려는 이가 참 밉고 안타깝다
말하진 않았지만 이미 알아들어버린 나는
기분이 퍽 나쁘다
그래서 어쩌라고?
이런 생각만 머리와 마음에서 빙빙 돌았다
이제는 그만 신경 쓰자
죄의식을 갖지 않아도 된다
야속하고 아까운 마음이 드는 건
내가 이기적인 걸까?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기 싫다.
나도 때로는 불편한 마음을
외면하고 싶다.
마음속에 꼭꼭 지니고 있던
조각들을 하나씩 꺼내본다
어떤 것들은 슬픈 파란
어떤 건 이쁜 분홍
가끔 반짝이는 노란 빛 조각도 꺼내서
마음을 담아 꾹꾹 적어 내려가본다.
그렇게 글을 적어나가다 보면
꽉 차있던 마음도 한숨을 돌리게 해 주고
복잡했던 머리의 실타래도
정리되는 느낌이 든다
나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은밀하고 위대한
마음의 정리를 오늘도 나는
나만의 책상 위에서 써 내려간다
그 속엔 나의 역사가, 기쁨이 슬픔이
뒤엉켜있다.
언젠가 이런 마음과 생각을 한데 엮어서
어여쁘게 세상에 내놓고 싶다는 소망도 든다.
그날을 꿈꾸며 나는 오늘도 글을 써 내려가본다.
천근만근 앓던 마음이 끄응 차 하며 분유를 먹다
힘을 주는 너의 모습에 풀어져버리고 만다.
세상근심으로 가득 찼던 마음이 너와의 눈 맞춤으로
금세 잊어버리고 만다.
이런 마음으로 고된 하루를,
냉정한 세상의 시름을
잠시나마 어린 자식을 보며 이겨냈겠지.
부모가 된 나도. 나의 부모님들도.
어린아이가 주는 천진난만함의 에너지에 그렇게
오늘의 힘들었던 하루를 마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