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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나 sseona Dec 08. 2023

어떤 마음들

다채로운 마음의 빛깔

나에게 온전히 해주고 싶던 말


나는 응원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다.


막상 내가 받으면 좀 쑥스럽지만, 어느 날 책구절에서

‘마냥 사양하는 것도 자기 자신에게 결코 좋지 않은 일이다’라는 문구를 보고 난 뒤, 지난 몇 년 동안은 결코 칭찬을 내빼지 않고 당당하게 받아들인다.


댓글을 마음을 듬뿍 담아 다는 것도 좋아한다.

그 순간은 정말 진심으로 칭찬하고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준다. 그러다가 나도 힘이 빠지는 날이 오면 괜스레 울적해지는데 그럴 때 생각해 본다.

사실 누군가를 응원하고 위로했던 말들은 나에게 온전히 해주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던 어느 밤이었다.



불편한 마음


돌을 얹은 것 같은 마음이 들 때.

받고 싶지 않은 전화를 무음으로 처리할 때.

괜한 걱정과 상상으로 마음이 짓눌러질 때.


오랜 세월 나는 왜 타인의 눈치를 보았던가


자신의 짐을 나누려는 이가 참 밉고 안타깝다


말하진 않았지만 이미 알아들어버린 나는

기분이 퍽 나쁘다


그래서 어쩌라고?

이런 생각만 머리와 마음에서 빙빙 돌았다


이제는 그만 신경 쓰자

죄의식을 갖지 않아도 된다


야속하고 아까운 마음이 드는 건

내가 이기적인 걸까?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기 싫다.


나도 때로는 불편한 마음을

외면하고 싶다.



글을 쓰는 마음


마음속에 꼭꼭 지니고 있던

조각들을 하나씩 꺼내본다


어떤 것들은 슬픈 파란

어떤 건 이쁜 분홍

가끔 반짝이는 노란 빛 조각도 꺼내서


마음을 담아 꾹꾹 적어 내려가본다.


그렇게 글을 적어나가다 보면

꽉 차있던 마음도 한숨을 돌리게 해 주고

복잡했던 머리의 실타래도

정리되는 느낌이 든다


나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은밀하고 위대한

마음의 정리를 오늘도 나는

나만의 책상 위에서 써 내려간다


그 속엔 나의 역사가, 기쁨이 슬픔이
뒤엉켜있다.


언젠가 이런 마음과 생각을 한데 엮어서

어여쁘게 세상에 내놓고 싶다는 소망도 든다.


그날을 꿈꾸며 나는 오늘도 글을 써 내려가본다.



어린아이의 마음


천근만근 앓던 마음이 끄응 차 하며 분유를 먹다

힘을 주는 너의 모습에 풀어져버리고 만다.


세상근심으로 가득 찼던 마음이 너와의 눈 맞춤으로

금세 잊어버리고 만다.


이런 마음으로 고된 하루를,

냉정한 세상의 시름을

잠시나마 어린 자식을 보며 이겨냈겠지.


부모가 된 나도. 나의 부모님들도.


어린아이가 주는 천진난만함의 에너지에 그렇게

오늘의 힘들었던 하루를 마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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