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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나 sseona Jan 17. 2024

눈과 이성적 사고

갑자기 눈이 내렸다.

눈이 온다.

카페에 있던 사람들이 자리를 큰 창가로 자리 잡는다

저마다 머그컵에 따스한 음료를 담아 커피 한 모금, 창밖의 눈송이를 한 번씩 쳐다본다.

일기예보에서는 비가 온다 했는데, 눈이 오니 뜻밖에 반가운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다.

아마 내가 오늘은 한 장소에서 머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여유도 나오는 것이다.

요즘 즐겨보고 있는 경제 관련책을 보다가 이내 덮어버리고 말았다. 집중이 되지 않았다.

이럴 때는 어울리는 음악을 들어줘야 한다. 내 마음에도 몽글몽글한 겨울추억이 피어오르고 있다.

이성과 감성의 사이에서 나는 살짝 고민한다. 오늘 집중하기로 한 동영상강의는 조금 내려놓고 아이패드로 재빨리 스케치를 해본다.

어수룩한 솜씨지만 이런 내가 퍽 마음에 든다.

얼마 전 본 tv에서 bts의 기획사 하이브의 의장 방시혁 씨는 노래를 만들 때 가슴이 아닌 머리로 만든다고 했다.

주변의 감성적인 감성을 머리로 생각해서 조합을 만들다니, 정말 천재적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노래들이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 밥만 잘 먹더라 이런 노래들이라니… 한때 내 마음을 울렸던 노래들이기에 약간의 배신감 마저 느껴졌다.

하지만 뭐 어떠하리 그만큼 사람의 마음을 머리로 풀어낸 비상함이라 생각된다.

서울대 미학과 출신이라는 그는 철학적인 사고를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어떠한 사물에 대해 깊이생각해 보는 것.


이러한 생각이 초사고적인 발상을 하고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는 경지에 이르는 게 하는 것 같다. ai시대에 사람들은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 기계가 사람의 창조의 영역까지 파고들어 오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우려.

그러나 분명 사람이 ai가 할 수 없는 영역을 포지셔닝하고 있다는 건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기술이 발전하면 어찌 될지 장담할 순 없지만.

일단 사람을 믿어본다. 나를 믿어본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처럼 별수 없다. 내가 사람인 것을.


 카페의 출입문 쪽에 앉았더니 차가운 바람이 눈바람을 타고 약간씩 들어온다.

그럴 때마다 오늘 원래 계획했던 일들이 차가운 이성처럼 불어온다. 하지만 나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만다.

마음이 그렇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계획했던 일들도 나머지시간을 할애할 예정이다.

그래도 잠시 한 번씩 떨어지는 눈송이들을 쳐다본다.

여유롭다. 이런 게 소소한 행복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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