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사시는 할머니에게만 가면 '아이구~우리 손녀 아까워 아까워'라는 말을 많이 하신다.
이 말이 제주도에서는 '사랑한다'를 뜻한다고 한다.
사람을 만나고 인연을 맺다보면 아까운 관계들이 있다.
아까운 마음에 선뜻 다가서지 못하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거짓된 가면을 쓰고 대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상대를 존재 자체로 오랜 기간 보며 서로의 차이를 메워가며 천천히 데워가고 싶은 관계들이 있다.
진심의 무게가 너무 무겁게 다가가지 않도록 상대가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서서히 온도를 높이고 싶은 관계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만난다는 게 마냥 흔한 일은 아니란 걸 알기 때문에,
운 좋게 만나면 살짝만 부딪혀도 곧 깨질 유리를 다루듯 더욱 조심스러워지고 소중히 여기게 된다.
나에게는 당신이, 당신에게는 다른 누군가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당신이 그런 사람일 것이다
우리의 마음이 천천히 데워지고, 오래 따듯하고, 식더라도 그 온기의 잔상이 남는, 그런 정 있고 아늑한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
따뜻한 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