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산성 옆 기쁨정사라는 절
주차장 지나 삐죽이 서 있는 산
건물을 지으려나 황토흙이 드러난 곳
산기슭 벼랑에 위태롭게 선 나무
꼭대기에 새 둥지 보인다
(많은 분들 요청으로
이소 할 때까지만
공사를 멈춰달라고
다행히 바람이 이루어졌다
황조롱이 새끼 다섯 마리
맹금류라는데
천적을 피하려고 높은 곳에 지었나?
얼마나 지극정성 잘 먹였는지
이제는 너무 커서 둥지 밖에 나앉았다
얼굴만 들이밀고 몸은 다 나온
흥부네 형제 닮은 황조롱이 오 형제
무거워 바람 따라 휘청이는 나뭇가지
좁은 집에 먹이 다툼까지
갑자기 새끼들 시끄럽게 우짖고
어미는 먹이 주고 날아가 버린다
그래도 사이좋게 나눠먹는지
어미 기다리며 졸고 있는 듯
하지만 한 마리는 목 빼고 기다린다
엄마, 배고파요 빨리 오세요
쉴 새 없이 끼룩끼룩 새끼 황조롱이
엄마가 준 먹이 훔쳐 둥지를 탈출한다
땅 위로 내려앉아 혼자만 먹는다
맹금류의 세계도 힘센 자가 이기고
안하무인 적극성이 살기 위한 전략
어느 것이 옳은 건지 누가 알 수 있으랴?
어느 누가 잘못이라 야단칠 수 있으랴?
맹금류도 새끼들 키우긴 마찬가지인 듯
새끼들 등쌀에
갔다 왔다
왔다 갔다
오늘도 바쁜
황조롱이 엄마, 황조롱이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