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정호수에서 우리만의 낭만을...

by 서서희

산정호수에서 우리만의 낭만을...


글 서서희


오랜만에 친구들과 1박 2일의 모임을 가졌다. 코로나로 4인 이상의 모임이 안 되는 상황이었기에 조마조마했지만 잠시 6인 이상으로 풀려 모일 수 있었다. 포천 산정호수에서 모임을 갖기로 했는데, 산정호수 옆으로는 많이 지나갔는데 실제로 가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아이들 어릴 때 차로 지나면서 여우고개 이야기를 들은 것 같기도 하고, 호수 둘레를 걸은 것 같기도 한데 정확치는 않다.

모임을 갖기로 한 날 꼭 참석해야 하는 친척 결혼식이 있어 혼자만 늦게 출발했다. 친구들은 일찍 내려가 비둘기낭 폭포라는 데를 들리고 점심을 먹고 있기로 했다. 오후 3시 넘어 도착해 점심 후 커피를 마시고 있는 친구들과 만나 같이 콘도에 들어갔다. 6인이라 3인씩 2실을 얻었더니 모퉁이 방을 배정해 주었고, 두 방을 트고 지낼 수 있어서 밖으로 보이는 경치가 너무 만족스러웠다.

잠시 쉬었다가 아침을 빵으로 해결하기 위해 산정호수에 있는 빵가게를 다녀오기로 했다. 숙소에서 3km라는 말을 듣고 운동삼아 걷기 좋은 거리일 거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꽤 걸었는데도 목적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더 걷다 보니 TV에서 본 드라마의 촬영지인 <돌담 병원>이 있었다. 재미있게 본 드라마라 돌담 병원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빵을 파는 곳은 산정호수의 둘레길에서 절반에 위치한 곳이라 빵을 사고는 다시 반을 돌아와야 했다. 사실은 우리가 테크로 된 둘레길로 왔으면 쉬웠을 것을 찻길로 오느라 조금 더 돌아온 것임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빵을 사고 물과 저녁거리와 필요 물품을 사고는 숙소로 돌아오니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숙소에 앉아 야경을 보면서 그동안 못 나눈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아들 결혼시킨 이야기, 아들 며느리와 함께 살면서 손녀를 봐주는 이야기, 건강에 관한 이야기 등등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40년을 만나 아는 사이인데도 모르는 이야기가 아직도 새록새록하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밤이 깊어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밖에 나오면 잠을 못 이루는 친구는 방을 혼자 쓰도록 하고, 나 같이 찬 곳만 찾는 사람은 거기에 맞는 위치를 찾아 이불을 펴고 잠이 들었다. 새벽에 사우나를 원하는 친구는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그렇게 하루가 끝나고 있었다.


아침을 먹으면서 또 수다를 떨다가 숙소 정리를 하고 쓰레기 분리수거며 정리정돈을 하고는 짐을 차에 실어놓고 다시 산정호수를 향했다. 이번엔 차를 제3주차장에 주차시켜 놓고 어제 못 걸은 테크 길을 걷기로 했다. 그 구간을 걷고 다시 돌아 걸어오며 어제 못 본 곳을 구경했다. 간식과 차를 마시고는 점심은 나가면서 먹기로 했다. 차를 나눠 타고 음식점으로 향하는데, 내비게이션을 따라가다 보니 계속 산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이런 곳에 무슨 음식점이 있을까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았다. 대기 명단에 올리니 1시간 40분쯤 걸린다고 했다. 갈까 하다가 음식점 주변을 걸으면서 운동을 하면서 기다리기로 했다. 신북면 골짜기인데도 고개를 조금 올라가 보니 가운데 마을이 있었다. 한적한 전원마을 같기도 하고, 농사도 지으면서 별장으로 쓰는 것 같기도 한 곳이 있어 이런 곳에서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고개를 하나 넘어야 하니 눈이 오면 길이 미끄러워 다니기 불편하겠다는 생각도 같이 들었다.

1시간 40분을 꼬박 채워 음식점에 들어가 버섯전골을 먹었다. 국물이 깔끔하고 버섯도 싱싱해서 기다린 보람은 있었다. 3시가 다 된 때라 배가 고파서 들깨죽까지 아주 맛있게 포식을 하고 나왔다. 밥을 먹으면서 다음번 모임을 의논해 봤지만 코로나가 다시 번지는 상황이라 우리의 만남을 기약할 수는 없었다. 1박 2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코로나 상황에서 이렇게라도 건강하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자며 우리는 아쉬운 이별을 했다.


친구들~~~ 다음에 또 만나자~~~ 건강하게 잘 지내~~~


* 우리가 만난 44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만나면서 한 번의 다툼도 없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나보다 친구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모두의 밑바탕에 깔려 있어서일까? 이제 시부모님 세대를 지나 우리 세대가 되었는데 이제는 하나하나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각자 열심히 운동하면서 조금 더 건강하게 만남을 이어갈 수 있길 기대해 본다.


KakaoTalk_20220122_143511120_15-2.jpg 포천 비둘기낭 폭포
KakaoTalk_20220122_143511120_06-3.jpg 포천 하늘다리에서...
KakaoTalk_20220123_184459060_03-2.jpg 숙소에서 보이는 바깥경치
KakaoTalk_20220123_184459060_06-1.jpg 드라마 촬영지인 돌담 병원
KakaoTalk_20220123_184459060_14-1.jpg 산정호수 테크 길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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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20123_184502498_03.jpg 얼음 위를 지치는 자전거 썰매
KakaoTalk_20220123_185656943_06-1.jpg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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