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가기 전 왼쪽에 있는 섬, 운염도
비포장도로 따라 한참을 들어가니
새들 지저귀는 소리만
검은머리물떼새 하늘을 날고
흰목물떼새 아장아장 걷는다
조금 높은 언덕 위 텐트 치고 앉으니
사방은 탁 트여 새소리와 비행기 소리뿐
여기는 검은머리물떼새
저기는 흰목물떼새
나중에 날아온 꼬마물떼새
검은머리물떼새 얼른 날아올라
둥지를 숨기고자 먼 곳에 가 앉는다
언덕을 내려가 여기가 둥지다, 까꿍
엉뚱한 곳에 가서 둥지인 양 알 품는 시늉
그러다 멀리 날아가 제 둥지 없는 척 먹이를 찾고
한동안은 다리를 디친 양 절름거리며 의태 행동을 한다
새끼를 보호하려는 별난 행동
이번에는 둥지 멀리 먹이를 먹는 척 한참을 돌다가
제 둥지 찾아와 알을 품고 앉는다
그러기를 여러 번
세 걸음쯤 옆에는 작은 알 세 개, 흰목물떼새 둥지
두 새들은 자기 새끼 들키지 않으려
남의 둥지 근처만 배회한다
내 새끼는 없는 척, 남의 둥지 근처만
오늘은 검은머리물떼새 수컷이 안 보인다
흰목물떼새는 암수 두 마리 정답게 놀다 가는데
검은머리물떼새 홀로 알을 품는다
영종도 가기 전 운염도
새끼를 지키려는 어미들의 별난 행동
인간보다 더 절실해 보이는 물새들의 몸짓
새들에게 한 수 배우고 집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