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투티, 큰꼬리검은찌르레기사촌, 녹색비둘기, 풀밭종다리
큰꼬리검은찌르레기사촌과 풀밭종다리를 보러 갔다.
새벽에 부산으로 출발, 거의 5시간 만에 도착
먼저 긴부리도요 두 마리가 있다는 에코공원에 갔다.
긴부리도요는 보이지 않고 주차장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후투티 두 마리를 보았다.
잔디밭에서 먹이활동을 하다가 멀리 날아가 소나무 위에 앉았다가 하는
후투티 두 마리를 가까이에서 만났다.
이곳에서 월동을 한 듯하다.
이제는 많은 개체의 후투티가 겨울철새가 아니라 텃새가 되어가는 듯하다.
큰꼬리검은찌르레기사촌을 보러 갔다.
남편이 먼저 봤다는 곳과는 많이 떨어진 곳에 새가 있었다.
유난히 꽥꽥 소리를 지르기에 발품만 팔면 찾기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조금 까칠해진 듯 한번 날아가면 오랜 시간 찾기 어려웠다.
잠깐씩 두세 번 정도 얼굴을 보고 울산으로 향했다.
그래도 배 위에서, 나무에서, 지붕 위에서 찍은 사진이 있어 만족했다.
햇빛이 쨍해야 찌르레기의 파란 색감이 잘 표현되는 것 같다.
울산에서 하루 숙박을 하고 울산대공원으로 갔다.
먼저 녹색비둘기를 본 장소에서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
나무 꼭대기에 앉은 녹색비둘기 한 마리를 찾았다.
어제 두 마리가 비슷한 곳에 있었다는 소식에
오전 내내 다른 한 마리를 찾아다녔다.
그런데 10시 넘어 갑자기 물 먹고 나무 위로 올라온 다른 한 마리가 있었다.
찾느라 목이 빠질 지경이었는데 어디 있다가 튀어나왔는지 물 먹는 사진은 거의 찍은 사람이 없다.
그래도 꼭대기에 있는 녹색비둘기보다는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주었기에
몇 장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집에 와서 사진을 보니, 이번 녹색비둘기는 목에 상처가 없어
나무 꼭대기에 앉은 녹색비둘기가 상처 있는 비둘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로 녹색비둘기를 만났지만
이번에는 두 마리의 녹색비둘기를 모두 만났다는 사실이 조금 뿌듯했다.
동남아에 가면 지천에 깔린 게 녹색비둘기라는데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만난 녹색비둘기라 더 친근감이 들고 다른 것 같다.
12시까지 녹색비둘기 내려오기를 기다리다 포기하고 대전으로 출발했다.
3시쯤 도착하니 오늘은 종다리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소식이었다.
그래도 조금 자세히 살피니 종다리들이 보이긴 했는데 밭종다리들인 것 같았다.
어제 5시 전후로 밭종다리들이 날아왔다는 말을 듣고
우리는 일단 부모님이 계시는 대전 현충원을 먼저 다녀오기로 했다.
왕복 한 시간여 시간이 걸려 현충원을 다녀오고는
해질 때까지 마음 편히 새들을 볼 수 있었다.
해질 무렵이 되자 점점 물을 먹기 위해선지, 목욕하기 위해선지
물가 주변으로 몰려드는 종다리들을 열심히 찍었지만
대부분 밭종다리이거나 옅은밭종다리들이었다.
혹시 풀밭종다리가 있을까 하고 열심히 살폈지만 내 사진에는 없었고
남편만 멀리 찍은 사진에서 풀밭종다리 인증만 했다.
그래도 그렇게 넓은 곳에 수많은 새들이 먹이활동을 하며 다닌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카메라 렌즈로 들여다보지 않으면 새들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곳이었다.
이틀을 꼬박 부산, 울산, 대전으로 돌아다녀 몸은 피곤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다녔다
돌아오는 길에 창작지원금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까지 듣게 되어 더...
모스카토로 축하를 나누며 하루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