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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쏴재 Jul 20. 2023

우쥬라이크 썸 coffee? or  tea?

<History of my sleep>

10여년전 다니던 회사근처에 있던 약국을 자주이용했다. 주로 술병이 나서였다. 지금보다도 훨씬 젊을때였는데도 자주 아프곤했다. 거북목과 허리는 나이를 떠나 진장인들의 기본 너프인가보다

아무튼 그때 약사분이 나에게 했던 말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아니 커피를 못 마시면 무슨 재미로 살아요?"

"아마..술 이요?"

커피에 대한 환상이나 갈망같은게 항상 있었다. 커피를 마시진 않지만 그 향기가 항상 좋았다. 커피를 즐기기까진 저 시점으로부터 약 7년이나 흐른뒤였다.


주변엔 나와 비슷한 이유(카페인 때문에)로 커피를 못마시는 사람들이 주변에 꽤나 있다. 디카페인을 마도 걱정이 된다.

'오늘 밤 별탈없이 잘 잘수 있겟지?'

난 무척 예민한 편이다. 알람을 놓치고 일어나지 못한적은 거의 없고, 잠을 12시간 이상 잔적도 거의 없다. 술을 많이 마신밤엔 거의 못 잔다고 봐야 한다. 다음날에야 그나마 좀 잘 수가 있다.

배가 불러도 잘 못자는편이다. 최근에 깨달은 사실이다. 밤 시간에 음식은 물론이고 물이라도 적게 마시는게 나의 숙면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나는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스리랑카 여행에서 사온 홍차에는 꽤나 많은 카페인이 함유되어있었다. 연유와 함께 타서 마시니 아침 대용으로 훌륭했다.

카페인으로 몸이 깨어나는걸 느끼고도 싶고, 저녁엔 잠도 잘자고 싶어서 선택한게 홍차였다. 녹차보다는 홍차가 좋았다. 뭔가 더 고풍스럽게 보이는 찻잎과 그 포장이 맘에 들었다.


나의 불면증은 멜라토닌과 수면유도제로도 해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부작용만 더 불러왔다.

다 지나서, 지금와서 보니 오롯히 심리적인 문제였던것 같다. 다만 그 해결책이 시간이 흘러서인지,  나이가 듦에 따른 신체의 변화 때문인지, 아니면 나의 심리적인 상태가 달라진 건지는 알수없다. 그래도 이제 커피나 카페인 정도는 수면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나의 예민성은 변함이 없다. 무던한 사람처럼 잠을 잘는건 나에겐 이룰 수 없는 신기루 같은것이다


베트남에서 살았던것이 커피를 마시게된 결정적인 요인이다. 베트남엔 Dalat 등 여러 고산지들에서 커피가 재배된다. 평소에 한국에서 쉽게 접할수있는 커피보다는 맛이 진하고 쓰다. 그래서 연유와 함께 얼음을 타서 시원하게 먹는'Cafe Sua Da'가 메인 메뉴이다. 하노이에는 계란커피, 호치민에는 코코넛커피가 유명하다. 둘다 쓴 커피의 맛을 잡아주는 달달한 부재료가 들어간다.

이탈리아의 모카 포트처럼 베트남에도 커피를 위한 특별한 드리퍼가 있다.

대부분이 스테인레스로 만들어 졌으며 크기는 1~2인용 사이즈와 대형 사이즈가 있다. 종이필터는 따로 필요없다. 로스팅된 원두를 큰입자로 거칠게 갈아서 넣어주고 그 위에도 스테인리스 한장을 더 올린다. 커피를 꾸꾹 눌러담기 위함이다. 커피 입자들은 서로 뭉치게 되어 촘촘하지 않은 드리퍼에도 쉽게 걸리고 커피를 머금은 물만 통과하게 된다(고운 입자의 커피 가루를 꾹꾹눌러서 내려보려고하니 진흙처럼 되어버리고 밑으로 물이 통과 되지 않는다). 스테인리스 드리퍼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입자가 좀 굵어야한다. 종이 필터를 통과하지 않은 커피는 커피콩이 가진 기름의 풍미도 그대로 전달해주지만 좀 텁텁한 맛도 있다.  


이렇게 시작된 커피 사랑은 불면증이 가라앉으면서 좀더 깊어졌다. 모닝 커피없는 아침 운동은 재미가 없다. 하루의 3~4잔정도 마신다. 베트남의 진한커피가 나의 시작이라서 그런지 핸드드립커피보다는 에스프레소를 좋아한다. 맛으로 따지면 콜드브루도 좋다.

커피 기구들도 하나씩 생겼다. 여러 스테인리스 드리퍼에서 시작해서 캡슐커피머신도 가지게되었다. 그리고 어젠 미니 에스프레소 머신도 하나 당근으로 장만했다. 귀리우유나 크림을 이용해서 직접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


초심자의 특성처럼 과열된 커피사랑이 이제는 조금 식어서 그런지 카페인을 좀 적게 마셔야겟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차를 마시기도 한다. 허나 녹차를 주로 마시다보니 카페인이 아주 없지는 않다. 다른 차가 아닌 녹차를 마시게 된 이유가 또 일본여행을 다녀와서이다.


나에게 차는 여행의 추억이고 커피는 잠의 역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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