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보다 내가 더 힘들어

자기중심적인 나를 벗어나시죠.

by 시혼

"나 요즘 많이 힘들어."

"내가 더 힘들어."


과거의 저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힘든 일을 제게 토로할 때, 저 또한 얼마나 힘들게 지내고 있는지를 뒤이어 말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행동했는지 잘 생각나지 않지만 아마도 다른 사람들의 힘들다고 하는 일들이 제 기준에서는 크게 힘들지 않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제 기준에서는 제가 제일 중요했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들은 내가 하는 일의 난이도나 양에 비해 현저히 쉽거나 적다고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늘 남들과 펼쳐지는 소위 '불행 배틀'을 통해 내가 이렇게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잘해나가고 있음을 표현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 그때의 행동들을 되돌아 보면 참 부끄럽습니다. 당시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잘 알기 때문입니다. 대화의 관심을 나에게로 가져오기 만을 원했을 뿐,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려 하지 않았습니다. 보통 누군가가 자신의 힘듦을 말할 때는 그 일에 대해 비교나 평가 혹은 해결책을 듣기 위해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단지 그 말을 마음속에서 털어냄으로써 마음을 가볍게 하고 싶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았고 저만 먼저 생각했습니다. 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보다는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걸까요?

man-1448627_1280.jpg 사람은 참 자기중심적입니다.

사람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심리학적인 이유는 자기중심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어서라고 합니다. 자기 중심성은 지나치게 자기 생각의 틀에 갇혀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 상태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는 다른 기준을 가지고 생각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세상의 모든 일을 자신의 기준으로만 바라보다 보니 서로 생각하는 틀이 다르다는 것은 이해하지 못하고 같은 문제를 서로 다르게 해석하더라도 그 문제는 자신이 아닌 상대방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갈등은 세대 간의 차이가 있는 사람들끼리 종종 발생하기도 하고, 조직 안에서 서로 다른 직급이나 직책을 가진 사람들 간 발생하기도 합니다. 리더들은 자신이 소속해 있는 조직을 잘 운영하기 위해서 이런 문제를 없애야 한다고 배웁니다. 그런 일환으로 좋은 대화를 하기 위한 방법들에 대해 공부하고 이를 실천하려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경청을 잘한다 하더라도 나의 기준을 벗어나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대화는 좋은 대화로 이어지지 못합니다.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상대방이 나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감정으로 대화를 나누려 하는지 등을 잘 파악해야 내가 보는 기준을 벗어나 상대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나는 14년 차 직장인이기 때문에 여러 작업들을 동시에 하는 일이 어렵지 않지만, 사회 초년생이라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서투르고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사회 초년생의 경우일 때를 생각해 보더라도 동일했기 때문입니다. 내 생각의 틀을 깨야 상대와 더 효과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서로 간에 생길 수 있는 갈등을 배제시킬 수 있습니다.


내 생각은 사람들의 대다수가 하고 있는 상식적인 생각이야라는 판단은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사람은 모두가 다르듯 내가 하고 있는 생각도 당연히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같지 않습니다. 서로 살아온 형태나 자라온 환경, 개인의 성향들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를 보더라도 각자가 할 수 있는 생각이 다릅니다. 짜장면을 선택하는 기준을 보더라도 누군가는 맛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누군가는 가성비를 고려하는 것처럼 사소한 하나에 대해서도 생각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나는 참 많이 다르다. 제가 다른 사람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내린 결론입니다. 나는 참 많이 다르기 때문에 내 생각은 당연히 타인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생각의 기준 덕에 다른 사람의 생각에 대해 더 열린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이런 생각의 차이가 있는지를 더 관심 있게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타인을 이해하고 싶다면 상대방과 내가 얼마나 다른지를 먼저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인식을 기반으로 상대의 생각을 이해해야 하며 그 생각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어서일까, 요즘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상당히 좋습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그만큼 내가 얼마나 다른지를 알 수 있어서입니다. 역지사지의 자세를 지니기 위해 마음을 열고 주변을 받아들여야 한다라는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그 기준을 자신에게 적용해 보세요. 내가 얼마나 다른 사람과 다른지를 이해할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이 나와 얼마나 다른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오늘은 금요일, 한 주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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