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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Feb 12. 2022

독일에서 S-Bahn 타고 병원 다니기

병원 나들이

  독일에 오고 나서 나는 구글에서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과 약국을 저장하고 즐겨찾기를 해두었다. 그리고 걸어서 돌아다니며  미리 사진도 찍어두고 병원 운영시간도 파악해뒀다. 아이들이 아프면 당황하지 않고 데리고 다닐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독일은 한국처럼 병원이 토요일에 운영되지 않는다. 그리고 미리 예약을 해두어야 병원을 갈 수 있다. 처음에 병원 운영시간을 찍다가 너무 일찍 끝나서 사실 당황했었다. 한국에서는 평일날 병원을 못 가면 토요일 병원을 갈 수도 있었는데 독일은 토요일에 병원이 운영되지 않는다. 심지어 약국도 토요일이면 오후 1시면 문을 닫는다. 그래서 우리 집에는 한국에서 미리 종류별로 감기약과 독일에 와서 약국에 가서 미리 사둔 독일 해열제, 어른 두통약 등이 많다.

   아직 나의 독일어 능력은 독일어 능력시험 A1에서 A2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단계이다 보니 독일 의사와 자유롭게 이야기하기가 어렵다. 대충 뭐라고 하는 거는 알아듣겠는데 바로 대답이 나오지가 않는다. 이제 안내문에 나오는 단어 등에서 아는 단어가 나오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물론 내가 독일 온 지 4개월인데 바로 독일어가 된다면 내가 언어천재였겠지 하는 생각을 하며 위안을 얻고 열심히 독일어 단어장을 외우고 있다.


  

치과를 가다 맑은 물을 흐르는 것도 봤다. 독일은 이렇게 흐르는 강도 많은데 굉장히 깨끗하다. 그리고 하늘도 맑다.

 한국에서는 3개월에 한 번씩 아이들을 데리고 항상 어린이 치과를 예약하여 검진도 하고 불소를 했었다.  나는 미리 체크를 하는 성격이고 아이들이 치아가 많이 빠지고 관리해야 하는 시기이다 보니 치아에 신경을 많이 썼었다. 그래서인지 다행히 아이들이 치과를 가는 것에 이젠 거부감이 없다.

  독일에 오기 전 한국 치과에서 한 번 더 체크하고 왔는데 독일에 온 지 3개월이 지나가고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한 번 치과를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평소에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늦게 오기 때문에 이런 건 방학을 맞아 미리 예약을 해야 했기 때문에 나는 우선 말이 통할 거 같은 한인 치과를 찾았다. 다행히 우리 집에서 지하철을 3구역만 가면 나오는 치과가 있었다. S-Bahn을 타고 한 번에 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보통 한인 병원을 찾다 보면 Frankfurt 중앙역에서 한 번은 갈아타야 하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은 역이라 사실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 항상 오는 새인데 이름은 모르겠다. 치과를 가는 주택가에서도 이 새를 만났다. 몸은 검은색인데 부리가 주황색이다.

  나는 아이들 방학에 맞춰 미리 치과 예약을 했었다. 운전을 못하는 엄마를 만나 다행히 걷는 거에 거부감이 없는 착한 아이들에게 나는 치과의 위치와 날짜를 이야기해주고 S-Bahn을 타고 가기로 했다. 미리 역 앱을 다운로드하여 언제 차가 오는지 아이들과 파악하고 시간을 정해 출발했다. 독일 역은 시간을 맞춰 가야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탈 수 있다.

  큰 애는 나에게 "엄마, 여기서 S-Bahn 타 본 애들은 나밖에 없어."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칭찬인지 아닌지 긴가민가 하지만 나는 아이들과 함께 S-Bahn을 타고 우리 동네에 없는 마트도 파일도 사보고 쾨테생가도, 아인젤 다리도 가봤다. 심지어 그 복잡하다던 Frankfurt 중앙역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하철도 타봤다. 그래서 그런지 큰 애는 독일에 와서 길을 굉장히 잘 찾는다. 그리고 지하철을 타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었다. 굉장히 고마운 부분이다.

  나는 운전을 못하는 것에 대해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해주고 지하철을 타는 것에 대한 장점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며 역까지 걸어갔다. 역까지 20분 정도 걷기 때문에 운동량은 꽤 된다.

차를 타면 좋지만 그럼 우리가 언제 역을 타 보겠냐며 차는 주말에 아빠랑 있을 때 타고 엄마랑은 지하철 구경도 하고 독일어로 광고도 보고 독일어 지하철 방송도 들어보고 장점 등이 많다고 이야기를 했다. 사실 독일 전철을 학생들이 많이 타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소리도 많이 들린다. 창 밖으로 독일어 광고 많이 나오고 해서 아는 단어도 찾고 이젠 어디서 어디로 내리는지는 대충은 알아듣게 되었다.


독일 전철을 타고 디니면 광고도 볼 수 있다.

  나는 독일어 광고에서 아는 단어가 나오면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방송이 나오면 지금 뭐라고 한다고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지금 나는 이제 막 한글을 배우는 초등학생 같다. 아는 단어가 있으면 바로 읽고 찾아보려는 단계인 거 같다. 아이들에게 지하철 노선도 공부도 하고 창가를 보며 맑은 독일 하늘을 보다 보니 금방 3구역이 지났다. 역에서 내려 10분 정도를 걷다 치과가 나왔다. 한인 치과여도 간호사들은 독일인이기 때문에 기본 독일어 인사와 이것을 작성하나요? 등등 외우고 다니는 단어들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나는 나올 때 꼭 좋은 하루 보내세요. (einen schönen Tag noch!)를 이야기한다. 생각보다 마트에서나 상점에서 계산을 하고 점원에게 이 말을 하면 대답을 길게 해 준다. 치과에서도 치과치료를 다 받고 독일 간호사에게 einen schönen Tag noch! 를 하고 나왔다. 혼자 오늘은 발음이 좋았다며 만족을 했다.

아이들과 지하철 노선도 공부도 할 수 있다

  

  앞으로 3개월에 한 번씩 검진도 받을 겸 불소를 하러 치과를 찾을 예정이다. 미리미리 체크를 해둬야 안 아프기 때문이다.  

  내가 2년 내에는 독일어가 아주 능숙해진다면 동네에 있는 독일 치과도 한 번 가봐야겠다. 그런 날이 얼른 오면 좋겠다.

  아이들과 치과를 가며 오랜만에 지하철도 타보고 독일의 맑은 하늘, 깨끗한 공기를 맡아 행복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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