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토마토야.
3월 한 달은 우리 집 텃밭이 새들의 씨앗 맛집이었다.
3월에 나는 호기롭게 독일에서 처음 맞이하는 봄이니 열심히 텃밭을 가꿔보겠노라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씨앗을 반은 따로 작은 화분에서 싹을 틔어 나갔고 나머지는 남편이 아이들과 함께 씨앗을 밖에 바로 심었다. 결과는 우리 동네 새들은 다 와서 다 먹고 갔다. 정말 텃밭을 나가기가 무섭게 어떻게 소식을 듣고 그렇게들 새들이 몰려온 지 모르겠다. 한동안 우리 집 텃밭은 동네에서 새들에게 씨앗 맛집으로 소문이 났었다. 그래서 비둘기가 우리 집 나무에 둥지를 튼지도 모르겠다.
잘 자라줘서 고마워
그렇게 사라진 씨앗들과 함께 나의 텃밭 도전기의 열정은 사그라들었다. 그러나 작은 화분에서 난 씨앗들이 고맙게도 싹을 틔어줬다. 그리고 우리 집 텃밭에 심었었다. 그리고 열심히 물을 줬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알았다. 내가 드디어 토마토 열매의 주인이 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토마토 열매 하나에 이렇게 기쁠 수가 없다.
항상 아침과 오후에 나는 독일의 무더운 더위와 뜨거운 태양으로 인해 2번씩 듬뿍 잔디에 물을 주고 낙엽도 정리한다. 나의 이런 정성을 알아줬는지 새싹들이 자라주었다.
토마토가 3개만 더 열렸으면 좋겠다.
물론 새들에게 씨앗을 나눠주지(?) 않고 원래대로 씨앗을 다 심었다면 더 많은 토마토와 식물들이 자라 나의 식탁을 풍요롭게 했을 수 있다. 그러나 독일에서 10개월을 살고 있는 나는 그 씨앗들은 매일 우리 집을 지나다니거나 날라다니는 동물 친구들과 나눠먹었다고 생각을 하려고 한다. 내가 말한다고 새들이나 다람쥐나 달팽이가 알아듣는 것도 아니니 그렇게 마음을 갖는 게 제일 편하다.
그래서 더 하나 열린 토마토에 더 감사한 거 같다.
나는 앞으로 크게 우리집 텃밭 토마토에게 크게 원하는 것은 없다. 다만 가족수 대로 3개만 더 열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