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비도 자주 내리고 바람도 많이 분다. 날씨도 많이 선선해져서 이제 난방을 틀어야 한다. 그래야 집이 따뜻해진다. 사실 다른 거 참을 수 있는데 비가 와서 사실 귀찮을 때가 많다. 장을 볼 때도 우산을 쓰고 가야 하고 창문을 열어놓기도 그렇고 그래도 나를 제일 힘들게 하는 건 우리 집 낙엽이 젖는다는 것이다.
매일매일 버려도 하루가 지나면 이렇게 낙엽이 떨어진다. 덕분에 허리도 아프다.
나는 아이들과 남편이 학교와 회사로 가면 우리 집 잔디의 낙엽과의 전쟁을 벌인다.
우선 음식물 버리는 봉투를 가지고 나온다. 차고에 있는 낙엽 긁개를 꺼내려면 열쇠로 열어야 하는데 안 그래도 열쇠가 많아 주머니가 두둑하니 잘 쓰지 않는 차고 열쇠는 들고 다니지 않는다. 독일은 열쇠가 고장 나거나 잃어버려서 사람을 부르면 금액이 너무 크기 때문에 열쇠를 아주 소중히 관리해야 한다.
차고를 열쇠로 열기 귀찮아 비닐장갑을 끼고 낙엽을 줍기 시작한다. 물론 처음에는 뭘 모르고 맨손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세상이 안 보이는 곳에 이렇게 많은 벌레들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벌레들을 만나 이후 나는 한국에서 갖고 온 아껴 쓰기로 한 비닐장갑을 과감히 끼기 시작했다. 도저히 장갑이 없이는 특히나 비가 많이 오는 독일에서 젖은 낙엽을 줍는 건 쉽지 않다. 마른 낙엽은 괜찮은데 비에 젖은 낙엽은 영 느낌이 이상하다.
독일 길거리에도 낙엽이 많이 떨어져 있다. 밖에서 보면 멋진 풍경인데 우리 집 낙엽 정리는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나는 매일 나오는 낙엽 쓰레기를 비닐봉지에 담으며 생각했다. 잔디를 관리하는 것이 보기와 다르게 낭만적이지는 않구나. 보기에는 낭만적 보여도 그렇게 하기까지 많은 수고가 있어야 한다.
이렇게 매일 낙엽이 떨어지는 걸 줍다 보면 곧 겨울이 더 빨리 올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가 되면 지금처럼 낙엽이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메마른 가지를 보고 있노라면 지금 나무에 낙엽에 매달려 있는 것이 좋을 거 같기도 한데.. 역시 사람은 만족이 없나 보다.
매일 떨어지는 낙엽을 정리하시는 환경미화원분들이 존경스러워졌다. 이건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니다. 그리고 낙엽이 모이면 무게가 생각보다 무겁다.
길거리의 낙엽이 떨어진 모습을 보면 멋진데 우리 집 낙엽이 마구 떨어지는 걸 보면 내일 아침에 또 주워야겠구나 하는 생각 먼저 든다. 마트에 가서 음식물쓰레기봉투를 많이 사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