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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Oct 07. 2022

버스기사님과 나는 같은 학원 수강생이었다.

나는 버스기사님께 나를 늘 소개한다. 

  나는 매번 바뀌는 버스 기사님들에게 나를 소개한다. 


  우리 아이들이 타고  버스 기사님들은 부부가 운행을 해주신다. 오전에는 남편 기사님이 운행을 하고 오후에는 아내기사님이 버스를 운행을 하는데 오전에는 아내 기사님이 운전을 하셔서 만나면 나는 청자켓을 입고 오면 오늘 재킷이 예쁘다. 이젠 가을이 왔다 등 이야기를 하며 나름 많이 친해졌었다. 독일어 학원에서 배운 내용을 열심히 실전에서 활용해보고 항상 아이들을 안전하게 데려다 주니 고맙다는 말도 자주 했었다. 

  그러다 오전에 남편 기사님으로 바뀌고 오후에 아내분이 하다가 또 이제는 아내 기사님이 운행을 못하게 되어 오전에 남편 기사님만 운행을 하고 오후에는 또 다른 기사님으로 바뀌었다. 

 새로 바뀐 버스기사님에게 또 나를 소개해야 한다. 



버스 기사님과 나는 같은 학원 수강생이었다. 

   아내 기사님은 항상 독일어를 사용했는데 남편 기사님은 항상 영어를 사용했다. 내가 독일어를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지금은 독일어를 배우는 학생이니 독일어가 더 편하다. 기사님이 영어를 하시면 나는 독일어로 대답을 하다 지난번에 항상 안전하게 아이들을 데려다줘서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고 이야기를 처음 했었다. 그랬더니 남편 기사님이 독일어로 대답을 해주셨다. 

  그리고 그 뒷날부터 독일어로 나에게 이야기를 해주시며 너는 독일어를 잘하는구나라고 칭찬을 해줬다. 나이가 들어도 칭찬을 언제나 좋다. 

  나는 독일어를 배우고 있다고 하자 남편 기사님이 혹시 역 주변에 있는 학원을 다니냐고 해서 그렇다고 하니 버스 기사님은 오후에 거기서 영어를 배우고 계시단다. 나와 같은 학원에 다니는 수강생이었다. 나는 웃으며 같은 동료라고 이야기를 했다. 사실 좀 반가웠다. 

  남편 기사님은 나이가 많으신데 영어를 배우러 학원을 다니는 모습에 나는 대단하시다. 멋지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기사님은 잘 못한다고 이야기를 하셨다. 그 기사님도 배운 걸 활용을 하시기 위해 영어로 대화를 하시는 거 같았다.

  그 후 버스기사님과 같은 학원 동료로 나는 아침마다 만나면 오늘은 일찍 왔네요. 부인 기사님은 잘 지내시나요? 오늘은 날씨가 좋네요 등등 하루에 2~3 문장 이상은 꾸준히 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너무 경청해주셔서 말을 하다가 좀 떨리기도 하는데 꿋꿋이 하고 있다. 

  독일 사회에서 만나 인사하던 아는 분이 나와 같은 학원을 다닌다니 혼자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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