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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Oct 18. 2022

구운 김은 쉽지 않다.

부모님의 사랑

엄마, 아침에 밥을 먹고 학교에 가고 싶어.


  어느 날 아침에 갑자기 둘째가 이제부터는 학교를 가기 전에 밥을 먹고 가고 싶다고 했다. 한동안 귀리와 귀리 우유를 먹다가 간편하게 과일로 바꿨다. 학교를 가기 전에 밥을 먹고 싶다는 말에 밥 하는 건 어렵지 않으니 나는 흔쾌히 알았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항상 아침에 밥을 먹고 학교를 보냈었다. 그러다 독일에 와서는 한국보다 학교 가는 시간이 1시간이나 빨라져서 간편하게 먹여서 보내곤 했다. 그러다 아침에 무슨 반찬을 줄까 하다 간 고기도 볶고 양파도 볶다가 김밥을 쌀 때 사려고 사 둔 김을 구워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김을 구워 본 적은 없었다.

  


때가 되면 채워졌던 냉동실의 구운 김

  지금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살 때 냉동실에 구운 김이 떨어지지 않았다. 친정엄마가 우리 집에 김이 떨어질 때가 되면 어떻게 알고 김을 구워서 먹기 편하게 봉지로 해주셔서 갖다 주셨다. 그래서 나는 엄마가 구워주신 구운 김을 맛있게 먹었었다. 우리 아이들도 구운 김을 참 좋아했다.

  나는 이번에 처음 프라이팬에 김을 굽다가 친정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나는 고작 10장을 굽는데도 더운데 엄마는 우리 집 냉동실에 구운 김을 채워주신다고 열심히도 구우셨을 생각에 고맙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부모의 사랑의 먹고 자녀들은 자라난다.


  돌아보면 세상에 그냥 되는 것은 없고 당연히 되는 것은 없다. 내가 이 만큼 성장하고 한 가정을 이루고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부모님이 계시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나도 지금보다 나이가 들고 연단되어 성숙해진 부모가 되면 우리 아이들에게 한없이 사랑을 줄 수 있는 엄마가 될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김을 구운 날 아이들은 내가 구운 김을 너무 맛있다며 신나서 열심히 밥을 싸 먹었다. 우리 아이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기까지는 나의 사랑과 정성, 노력이 들어갔다.  

  김을 구우며 유난히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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