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만난 Haustier(애완동물)

달팽이 천국

by su

이번 주는 아이들의 기말고사 기간이다. 한국에서는 초등학생들은 시험을 안 봐서 시험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없었는데 아직 언어가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험을 보니 긴장을 많이 하는 거 같다. 사실 아이들보다 내가 더 긴장이다. 나는 한국어로 가르치는 건 자신 있게 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퇴근 이후에 아이들 학교 문제집도 풀리고 아침마다 연산도 시키고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여기선 다 모든 언어가 영어랑 독일어이다. 나도 같이 배워가며 하고 있다.


정말 다행인 건 큰 애는 4학년 나이의 5학년이지만 이제 모든 것을 알아서 한다. 숙제도 자기가 챙기고 단어도 외우고 이젠 손이 안 간다.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문제는 둘째였다. 둘째는 1학년의 나이에 2학년을 다니고 있으니 1학년으로 봐야 할지 2학년으로 봐야 할지 애매하다. 독일에 와서 계속 2학년이라고 하니 나도 모르게 둘째를 2학년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둘째도 영어는 그래도 독일 오기 전 몇 달 했다고 대충 알아듣는다. 나름 1유로를 갖고 간식을 사 먹고 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대망의 독일어가 남아있었다. 독일에 살고 있으니 독일어를 배우는 것은 당연한데 아직 둘째가 접하기에는 어려운 거 같다. 처음 단어를 외우게 할 때는 1주일을 외우게 시켰다. 독일어 단어들은 기니 8살이 외우기는 사실 힘든 거 같다. 독일어는 나도 기초를 공부하고 있지만 단어가 길고 단어마다 정관사가 붙어있어서 다 같이 외워야 한다. 적응할 때까지 천천히 하게 할까 생각도 했지만 둘째 독일어 선생님은 친절하게도 그동안 배운 독일어 단어랑 집에서 학습을 도와달라고 편지까지 보내줘서 집에서 단어를 안 외우게 할 수가 없었다.


오늘의 낙엽 상태. 이 잔디에는 많은 달팽이들이 살고 있다. 그리고 매일 다람쥐가 놀 다간다. 나무에는 조그만 벌집이 있다.

매일 독일어랑 씨름을 하던 중 둘째랑 내일이 독일어 말하기 시험이 있는 날이라 대화를 계속 연습을 하고 있었다. "너의 이름이 무엇이니?", "어디서 왔니?", "나이는 몇 살이니?", "기분은 어떠니?" 등등 영어 기초와 같이 독일어 기초도 이런 걸 배운다. 정말 다행인 건 나름 나도 독일어를 배웠다고 기초 정도 독일어는 가르쳐줄 수가 있다는 것에 매 순간 감동하고 있다. 한참 둘째와 공부를 하다 그중 우리의 논쟁을 부르는 질문이 하나 있었다.


"Hast du ein Haustier? (애완동물 있어요?)"

둘째는 없다고 Nein.이라고 답했지만 나는 있는 거 같다고 했다. 둘째는 우리 집에 애완동물이 어디 있냐고 묻자 우리 집에는 잔디와 외벽에 수많은 달팽이가 있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순간 독일어시험 걱정에 사로잡혀 있다 엄마는 웃긴 사람이라고 웃었다.

그렇다. 우리 집에는 달팽이뿐 아니라 아침이 되면 문에 무당벌레가 붙어있고 낮에 그렇게 다람쥐가 돌아다닌다. 우리 집뿐 아니라 우리 집 주변도 다 돌아다닌다. 이 정도 되면 애완동물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특히 정원에 있는 나무에는 작은 벌집이 있다. 벌도 그렇게 많이 날아다닌다. 처음은 집안에 들어와서 돌아다닐 때 무서웠는데 이젠 가족이다. 문을 열어놓으면 알아서 놀다 간다.


이 달팽이는 우리 집 바깥쪽 벽에 붙어있는 달팽이. 우리가 키우는 것은 아니자만 같이 살아가고 있다. 이 달팽이는 꽤 오래 붙어있었다.
오늘 아침에 만난 우리 집 부엌 쪽 창문에 붙어있는 달팽이. 우리 집은 달팽이가 같이 살고 있다.

나는 사실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에 자신이 없다.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이 컸다. 한국에서 아이들과 교육용으로 처음으로 눈 한번 딱 감고 장수풍뎅이를 키워봤는데 장수풍뎅이가 죽었다. 얼마 같이 안 살았지만 슬펐다. 한 번이지만 그 이후 애완동물을 안 키운다.

독일에 와서 매일 새롭게 만나는 우리 집 Haustier 덕분에 하루가 심심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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