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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Dec 03. 2021

독일 택배 도전기

반가운 도착 알람!

  독일에서 이제 웬만한 물건들은 마트에 가서 잘 사고 있다. 하나씩 알아보며 사는 것에 슬슬 재미가 붙을 무렵 대용량의 물건들을 한 번에 사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한국에서 인터넷 배송을 많이 이용했었다. 집 앞까지 배송해주고 문자까지 오니 이보다 편할 수는 없었다. 안 오는 것이 없을 정도로 택배의 중요성을 느끼며 살았었다.

  독일에 와서 나는 물티슈를 필요했다. 많이 한 번에 사고 싶었는데 마트에서는 하나씩 팔고 낱개로 사니 가격도 비싸서 물티슈를 대용량으로 사둘까 하는 마음에 인터넷으로 해당 사이트를 검색해봤다. 밖을 나갈 때 우리 동네서 가끔 노란색 택배차를 본 적이 있어 독일도 다 택배로 시키는구나 싶었다.

  나는 우선 해당 사이트에 내 걸로 회원 가입을 했다. 그러나 가입을 하고 생각해보니 독일에서 나의 계좌와 카드가 없었다. 다시 남편에게 회원 가입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회원가입까지 좋았고 이제 물건을 가격 비교해서 구매하려는데 우리는 독일에서 아직 신용카드가 없었다. 나는 아직 여기서 독일 은행 업무를 시도해 본 적이 없었다. 은행에 가서 돈을 소액으로 찾는 법 등은 이미 파악하여 찾고 있는데 독일의 IBAN, BIC 이런 용어들이 아직은 익숙하지 않았다.

  다행히 하나씩 단계별로 하다보니 계좌서 결재 금액이 나가는 걸로 신청이 되었다. 그리고 물티슈를 주문했다. 혹시 잘못 오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에 주소를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독일에서는 노란색 택배 배송차량을 쉽게 볼 수 있다.

  물티슈가 화요일 밤 10시 물티슈가 도착한다고 왔다. 그러나 기다려도 오지 않아 걱정이 되었다. 주소는 정확히 썼는데... 나는 사실 처음시키는 거라 어디 문으로 오는지 몰랐다. 내가 나가봐야 하나 싶었다. 그러다 밤에 나가도 불이 어두워 무서운 마음에 그냥 잠이 들었다. 다음날 새벽에 나가 중간대문, 바깥대문을 다 나가 확인해도 없어 핸드폰 앱을 열어봤다. 배송이 지연되고 있어 미안하다며 오늘 중으로 온다고 했다. 아이들을 보내고 남편도 출근하고 집에 있는데 택배가 도착한다는 앱의 알림이 울렸다. 언제나 반가운 알림이다.  그 시간은 집에서 꼭 기다리리라. 해당 도착 시간이 될 무렵 벨이 울리고 반가운 택배기사 아저씨가 뭐라고 하시는 소리가 들렸다.

  Warten Sie bitte ein bisschen.(조금만 기다려주세요.) Ich gehe raus.(나갑니다.) 하고 얼른 마스크를 하고 나갔다. 택배기사 아저써는 중간대문까지 와서 벨을 눌러서 택배를 직접 전해주고 가셨다. 나는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독일에 오고 처음 택배를 주문해서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

독일어를 못하지만 독일어로 설정해두었다. 나의 소중한 택배를 집 앞까지 가져다주는 택배기사 아저씨를 생각해서라도 항상 만족도는 최고의 점수를 드려야 한다.
드디어 우리 집에 택배가 도착했다. 얼마 만에 보는 박스인지 모른다. 이제 대용량을 살 때는 종종 이용해보려 한다.


  이젠 나에게 독일생활에 필요한 은행계좌 개설과 병원진료 예약만 남았다. 우리 동네 은행과 병원도 다 위치를 파악해두었다. 언어의 자신감이 더 생기는 날 시도해볼 계획이다. 아직은 말은 외워서 한다지만 그 이후 독일어를 잘 알아듣지 못해 다음단계로 안 넘어가고 있다. 그래도 독일에 와서 스스로 하나씩 알아가고 해보니 내 나름대로의 뿌듯함이 있다. 한동안은 인터넷 쇼핑을 열심히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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