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의 시대'가 온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

요즘 제이와 chat GPT로 시답지 않은 대화를 하는 게 낙이다. 시시껄렁하고 바보 같은 질문들을 하면서 월 4만 원을 통 크게 쓰고 있다.

열심히 질문을 날려대던 제이는 chat gpt에게 느닷없는 질문을 했다.

"너는 힘들지 않아?"

(엄마가 더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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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chat gpt는 아무리 이상한 질문을 해도 지치지 않는다. 문득 신입사원 때 내 모습이 떠올랐다. 선배가 뭘 해오라고 시킬 때 제대로 이해되지 않거나 너무 과도하다고 생각이 되면 나도 모르게 부정적인 언행이 나왔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고 미숙했다. 아직 배워야 할 길이 구만리인데 전혀 자세가 안되어 있던 것이다. 그런데 chat gpt는 어떠한가. 아무리 질문을 해대고 이래라저래라 시켜는 데도 그 태도가 산뜻하다. 항상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는 긍정의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난 가끔 과거의 나 같은 후배 대신에 chat gpt가 있음에 고마움을 느낄 지경이다.

어디 태도뿐만 일까. chat GPT가 내놓는 내용 역시 훌륭하다. 적절한 질문만 넣어주면 콘텐츠를 요약하고 구조화하는 데 있어서는 감히 사람이 따라가지 못한다. 특히 내가 감탄하며 잘 활용하고 있는 것은 chat GPT의 구조화, 체계화 능력인데 많은 텍스트를 읽고 분석하여 요점을 정리하는 능력은 속도 측면에 있어서 월등하다.  

이 AI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때론 막막해진다. 도저히 AI를 이길 수가 없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혹자는 말한다. AI를 이길 필요가 없다. AI와 협업해야 한다. 맞는 이야기다. 문제는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AI와 협업한다는 사실이다. 이제 단순히 지식을 나열하고 보여주는 것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아주 뛰어난 전문가가 아닌 이상 AI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같은 수준의 지식에 접근할 수 있고 그것을 활용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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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든 생각은 결국 스토리텔링밖에 남는 게 없겠다는 것이다. 모두가 chatgpt로 인해 정석인 답은 알고 있지만 그 답을 도출해 내기까지의 과정만이 유의미한 '경험의 시대'를 살아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답이라고 외치는 사람이 아니라 그 답을 발견하기까지 그것을 직접 해보고 부딪혀보고 그 과정의 나의 언어, 나의 콘텐츠로 전달하는 사람만이 AI 시대 경쟁력을 갖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내가 지금 HR을 전공하는 데에 가장 유효하게 작용했던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사람의 경험'이었다. 난 항상 사람들의 경험을 좋아했다. 그들이 경험한 이야기를 듣고 마음속에 감동을 가져다주는 순간들을 사랑했던 것 같다. 힘들었던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해서 성취했던 경험, 실패했지만 그 속에서 배웠던 경험을 듣고 있으면 그 과정 속에서 나 역시도 배우는 것이 있었다. 이런 경험의 순간들을 나눌 수 있다면, 그래서 그 사람의 이야기가 하나의 지식의 파편이 아닌 사람들의 마음에 와닿는 감동이 된다면 그것은 분명 AI보다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 그리고 감동을 전달할 줄 아는 사람.

그 사람들이 AI시대를 이끌어갈 신(新) 인류가 아닐까.

그림에서 점점 더 감동을 받게 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