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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시안 May 25. 2021

글 짓는 사람


펜 끝에 매달린 이름 하나

뚝하고 떨어지면

오도 가도 못하는 마음에

까만 눈물만 흐른다


얼룩진 길 위에서

망가진 이정표에

갈 곳 잃은 글자들은

한 발자국도 뗄 수가 없다


아침이 되고 저녁이 되어 

낯선 시간들이 흘러도

동상처럼 서 있는 글자는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나는 글자들을 어르고 달래

갈길을 가자고 재촉하고 싶지만

이름 하나에 목이 메어

침만 꼴깍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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