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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병묵 Mar 06. 2022

문제는 사공이 많은 것이 아니라 선장이 없는 것

팔로워가 아닌 서포터를 만들어라!

The value of a man is measured in the number of those who stand beside him, not those who follow.          - Socrates


저명한 역사학자 토마스 칼라일(Thomas Carlyle, 1795~1881)은 '세상의 역사는 위대한 사람의 전기'라고 했습니다.  비범한 리더의 리더십이 성과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인정받는 리더는 위대한 조직을 만들고, 그들의 지지와 그들과의 협업을 통해서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다.  세종대왕 곁엔 장영실이 있었고, 이순신 장군 곁엔 나대용이 있었다.  위대한 리더는 동등함과 진지함에 기초한 대화를 통해 명확한 목표와 전략을 공유하고(Visioning), 역할과 책임을 조직하며(Organizing), 팀 모럴을 훈련하여  협업적 조직 문화(Team building)를 만든다.  협업적 조직문화에서 나오는 팀워크는 다양한 구성원들의 집단지성으로 혁신을 이끌어 내고, 전문화와 분업으로 실행력의 효율성을 배가한다.  시간의 문제이지 성과는 따라오게 된다. 

문제는 사공이 많은 것이 아니라 선장이 없는 것



우리는 왜 팀으로 일하는가?


회사라는 유기체는 '이윤'을 먹고서 성장한다.  구성원들의 일도 그리고 팀들의 과업도 결국은 직접적이냐 간접적이냐, 단기적이냐 장기적이냐의 문제이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한다.  이윤추구를 위한 기능 조직별 운영(Operation) 활동은 시간, 비용, 그리고 사람의 관점에서 효율성을 목표로 한다.  우리가 팀으로 일하는 이유인 것이다.  다양한 배경과 생각을 가진 구성원들이 동일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생각하고, 대화하고, 분업하면서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다.  대화와 토론을 통해 생각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우리는 집단지성의 시너지를 얻게 된다.  팀워크의 가장 큰 전제는 집단내 가장 우수한 구성원의 단독작업보다 분업의 효율성이 높고 집단지성이 더욱 뛰어나다는 것이다.  


팀워크는 구성원들이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분업을 통한 전문화로 일의 품질, 비용, 납기(Quality, Cost, Delivery)의 효율성을 배가시킨다.  팀워크가 일을 통해서 훈련되고 조직에 체화되면 운영 탁월성이라는 최고의 전략을 가질 수 있다.  좁은 의미에서 경마는 훌륭한 기수가 박차와 채찍을 이용하여 자신의 경주마를 다른 말보다 먼저 결승선으로 이끄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승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각자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팀워크를 하고 있는 사육사, 조련사, 수의사가 있다.  각자의 파티션에 갇혀 자신의 일만을 하는 기계적이고 수동적인 분업이 아닌 목표를 공유하면서 소통하는 유기적이고 협업적인 분업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라고 한다.  이 상황에서 본질적 문제는 사공이 많은 것이 아니라 선장이 없다는 것이다.  사공들은 각자 의견을 내고 각자의 방식대로 기여를 하고자 한다.  정말 건전한 조직이다.  목적지를 사공들과 공유하고 의견이나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선장만 있다면, 주장이나 문제는 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한 건설적 대화와 토론의 재료가 된다.  리더가 팀워크의 효율성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대화와 토론을 통해 의사결정 과정에 구성원의 참여를 보장하면 결정된 사안에 대한 수용도와 실행력이 높아진다.  대화와 토론은 리더의 냉철하고 시의적절한 의사결정으로 건설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일방적 밀어붙이기나 의사결정을 미루는 리더는 대화와 토론을 기반으로 한 집단지성과 팀워크의 실행력을 무너뜨린다.   


강팀을 만드는 리더는 무엇이 다른가?


리더는 협업적 조직문화의 팀을 만들기 위해 목표와 방향을 설정한다(Visioning).  올바른 목표와 방향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만드는 일은 리더의 뛰어난 통찰력에서 나올 수도 있고, 톱다운 방식으로 주어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간, 돈, 그리고 사람이라는 자원을 사용하는 구성원들의 목표에 대한 몰입도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  목표는 리더에 의해 설정되는 것이라기보다 리더와 구성원들에 의해 공유되는 것이다.  경쟁의 관점에서 왜 그곳을 가야 하는지, 그곳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해야 하는지, 어떤 수량적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지 열린 대화와 토론으로 팀의 목표를 구성원 개개인의 목표로 만들어야 실행력이 따라오게 된다.


리더는 팀을 조직한다(Organizing).  목표 달성을 위해 구성원의 역할과 책임(Roles & responsibilities)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단순한 업무가 순환되는 기계적 분업은 역할과 책임이 매우 명확하지만 현대 사회에서의 분업은 능동적 협업을 기초로 한다.  기계적 분업에는 바통터치 구간이 존재하지 않고 바통터치 점(Point)만이 존재한다.  반면 협업적 분업에서는 두 사람이 같이 뛰어야 하는 바통터치 구간이 존재한다.  구성원 개인이 뛰는 영역은 개인의 역량에 비례해서 기록이 나오지만 바통터치 구간에서는 팀워크의 수준에 비례해서 기록이 나온다.  바통터치 구간에서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팀워크의 핵심이다.

      

팀은 내외부적으로 처한 다양한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면서 팀워크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리더의 의사결정력이 성과를 좌우한다.  비대면 소통과 개인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작은 갈등이나 문제는 팀이나 회사를 서든데스(Sudden death)의 상황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조직문화는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는 도적적 기준과 일을 처리하는 원칙들로 구성되어 있다.  구성원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한을 위임하기 때문에 리더가 훌륭한 것이 아니고, 도덕적 기준과 일을 처리하는 원칙을 조직문화로 내재화시켰기 때문에 리더가 위대한 것이다.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구성원들과 공유된 전략은 도덕적 기준과 원칙에 근거한 리더의 의사결정 일관성으로 강한 실행력을 가진 협업적 조직문화로 꽃을 피우게 된다.


리더, 팔로어(Follower)가 아닌 서포터(Supporter)를 만들어라!


필자는 사모펀드의 전문경영인으로 제조업 대표이사로 일한 경험이 있다.  이 회사는 인수되기 전 오너경영 체재였고, 인수된 이후 산업전문가(Industry specialist)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흑자기업은 인수된 이후 매출은 하락하고 영업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었다.  부임 초기 누적적자보다 무너진 조직과 비효율의 운영시스템이 큰 걱정이었다.  오너경영 체재에서 모든 권한은 오너와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일가족에게 집중되어 있었는데, 인수된 이후 대기업에서 근무했던 산업전문가는 권한을 현장에 위임했다.  역할과 책임이 명확한 대기업이라면 바람직한 일이지만 권한과 책임에 익숙하지 않은 구성원들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현장에서 발생한 갈등이나 문제는 관리자들에 의해 의도적 또는 비의도적으로 숨겨졌다.  갈등이나 문제들은 폭발 일보 전에 보고가 되곤 했다.  갈등과 문제는 과학적 근거에 의해 해결되기보다 정치적 파워 게임과 지금은 통하지 않는 과거의 경험에 근거하여 해결되고 있었다.  당연히 오퍼레이션은 왜곡되고 현장은 매일매일 고질화 된 문제를 한계로 인식하면서 땜질 처방으로 버티고 있었다.  부임 초기 필자는 다양한 구성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생산계획 수립과 변경이 오퍼레이션을 왜곡하는 주요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프로세스에서 생산, 품질, 영업, 관리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여 오퍼레이션을 정상화시키는 것을 퀵윈(Quick win) 과제로 설정하였다.


공장장 컴퓨터에서만 일어났던 생산계획 수립과 변경과정을 빔 프로젝터에 띄우고 관리자들과 밤을 새워가며 대화하고 토론했다.  정상 상황과 문제 상황을 정의하고, 각각의 상황에서 부문별 그리고 관리자별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생산계획 변경이 일어나는 바통터치 구간에서 사용하는 원칙과 언어를 정했다.  처음 한 두 달은 복잡한 절차로 인해 불편했지만 오퍼레이션이 정상화되고 표준화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과학적 문제해결, 그리고 역할과 책임에 대해 관리자들이 눈을 뜨는 계기가 되었다.  자연스럽게 관리자 간, 부분 간, 현장과 사무실 간 대화가 촉진되었다.  소통으로 문제를 해결한 경험은 관리자를 리더로 만들고, 구성원들은 서포터가 되었다. 


사회생활을 통해서 진화해 온 인간은 동반자적 관계에서 본능적으로 기쁨을 느끼고 상하관계에서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동반자적 관계는 수평적 관계로 소통과 신뢰의 선순환을 가지고 있지만, 상하관계는 회피와 의심의 악순환이 발생한다.  동반자적 관계에서 상호 신뢰는 팀을 리더와 서포터로 묶는다.  협업적 조직문화가 최상의 팀워크를 구현한다.  동등함과 진지함을 기초로 한 대화가 활성화되고, 건설적 토론 속에 집단지성이 발현된다.  바통터치 구간에서의 명확한 역할과 책임 속에 협업적 분업과 전문화, 그리고 집단지성은 실행력을 강화시킨다.  리더가 대화와 소통을 통해 협업적 조직문화를 만들고 일관성 있는 의사결정으로 팀이 성과를 창출하면 구성원들은 리더의 팔로워가 아닌 서포터가 된다.  The history of the world is the biography of great men and their teammates who stood beside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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