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과 책임은 시소처럼 움직인다
경영자가 가진 가장 강력한 권한은 인사권과 예산권이다. 경영이란 결국 해야 할 일을 선택하고, 그 일을 해낼 사람을 찾아 자리에 앉힌 뒤, 권한과 예산을 위임해 그 사람이 역량을 최대치로 발휘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그리고 결과를 본다. 잘하면 더 키우고, 그래도 안 되면 다른 선수로 교체한다. 원칙만 놓고 보면 경영은 단순하다.
문제는 이 원칙이 현장에서는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많은 경영자들이 사람은 앉혀놓지만 권한은 주지 않는다. 회의에서는 방향을 정해놓고도, 실무 단계에 들어가면 빨간펜을 들고 다시 개입한다. "이건 내가 직접 할게요." "그건 이렇게 바꿔보세요." 이 말이 반복되는 순간, 중간관리자는 판단하는 사람이 아니라 결재를 전달하는 사람이 된다.
실제 현장에서 자주 보는 장면이 있다. 한 제조 중소기업에서 영업팀장이 기존고객을 대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전략을 보고했고,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승인했다. 그러나 며칠 뒤 대표는 거래처에 직접 전화를 걸어 가격유지를 제안했다. 하지만 해당 계약건이 경쟁사에 넘어가자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영업팀이 가격 관리를 제대로 못 했어."
이때 조직은 아주 중요한 메시지를 학습한다. 권한은 위에 있고, 책임은 아래에 있다는 메시지다.
권한은 주지 않았고, 의사결정은 경영자가 직접 했지만, 결과가 나쁘면 책임은 중간관리자가 진다. 이 상황이 반복되면 구성원들은 더 이상 판단하지 않는다. 볼펜 하나를 사는 일까지 대표에게 묻게 된다. 스스로 결정했다가 책임질 바에는, 묻고 따르는 편이 훨씬 안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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