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채 : 나무에 새로 돋은 가지
순우리말에 관한 책을 읽다가 '애채'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다.
나무에 새로 돋아나는 가지라는 의미라고 했다.
제주의 비자림을 산책하다가 온통 검게 변한 나무를 발견했던 적이 있었다. 땅에 모로 누워있길래 어느 궂은날의 천둥 벼락에 쓰러지고 말았구나 했다. 다른 편으로 돌아가니 아주 귀엽게도 작은 애채가 돋아 있었다.
그때는 그 이름이 무언지도 모르고, 순하디 순한 연두 잎을 달고 뾰족하니 날씬하게 뻗은 가지가 기특하기만 했다.
이름을 알고 보니 더더욱 예쁘고 소중한 발견이었음을 그제서야 깨닫는다.
봄을 맞은 애채의 마음이 어떠한 것일지를 생각했다.
생명의 기운을 품고 새 시간의 희망에 부풀어 있을 것만 같은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이제 길고 멋진 가지로 쭉쭉 뻗어갈 일만 남았다.
나의 흉 진 옹이 곁으로도 작고 수줍은 애채가 돋아난다.
거칠고 두터워진 마음 껍질을 마침내 이겨내고 돋아난 애채는, 내 안에서 바깥세상으로 기적처럼 태어난 아이와도 같다. 신비롭고 애처롭다.
이제 더 단단하고 길쭉하게 자라라.
그 애채가 자란 위에서 꽃이 피우기까지 기특하게 바라봐주는 일, 그것이 지금부터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내 마음을 보살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