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애는 도대체 어떤 애야?

by HeySu



가끔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내성적이고 여리고 공감에 탁월한 것 같다가도, 어느 때에는 굉장한 냉정함으로 차가워지고, 이기적이고, 부정적이고 누군가를 탓하고 싶어진다.

본래 내 모습보다 더 좋아보이고 싶고 본디의 나보다 나를 더 안쓰러워 보이게 만들고 싶을 때도 종종 있다.

완벽하고 탄탄한 모습으로 도도함을 뽐내고 싶은 마음 이면에는 한없이 낮아진 자존감과 불안에 무너지는 모습이 숨어있다.


도대체 나란 사람은 어떤 사람인걸까.


제 깃털이 볼품 없고 부끄러워, 땅에 떨어진 다른 새들의 이 깃털 저 깃털을 주워다 몸에 덕지덕지 애써 붙여 놓은, 우스꽝스러운 우화 속 어리석은 새가 된 기분이다.

내가 아닌 '거짓'들로 한껏 단장해놓은, 진짜가 아닌 '내'가 부끄러워지는 요즘이다.

본디의 자연스러운 '나', 그대로 두면 표현하려 애쓰지 않아도 절로 드러나는 '나'를 발견하고 싶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이자 심리 치료사인 찰스 화이트필드는, 마음을 점령한 거짓된 자아의 특징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 거짓된 자아는 금지된 것이 많은 세상에 살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위축되어 있고, 두려움이 많으며, 참 자아를 은폐한다.

또한 무엇인가로부터 끊임없이 자기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자기 중심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불안을 달래기 위해 끝도 없이 계획을 세우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거짓된 자아를 갖고 사는 사람들은 이기적이고 질투심이 많으며, 비판적이고 늘 누군가를 탓하며, 수치스러워하고 완벽한 모습을 추구하기도 한다.

또 거짓된 자아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중요하게 생각하다보니 다른 사람들이 바라는 자신의 모습에만 초점을 맞춘다.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 튀지 않고 눈치껏 잘 살아야했던 유년기의 나는, 성년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그랬다. 좋은 사람이어야했고, 알아서 다른 이를 앞서 챙겨야 마음 편했던 사람이었다. 보낸 정보다 오는 정이 '매우' 덜 한 경우에도 섭섭함이나 상처들은 혼자 티내지 않고 감내하는 편을 선택하는, 미련한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사람이라는 '가면'을 쓰고 사는게 더 편할 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 문제의 주인공이 돠는 것이 죽어도 싫었으니까. 그러다 보니 점점 더 나를 만만히 보고 함부로 하는 사람이 많아져 외려 더 힘들어지기도 했었지만 다행인건 지금은 그때만큼 최악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나도 '적절한 선'에서 자기 주장도 확실히 할 수 있는 위축되지 않은 존재로 살아가고 싶다.

달라지려 애쓰는 내가 과거의 나와 부딪쳐 역동이 일더라도, 부던히 틀에서 벗어나려 그때마다 애써야 한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또 새기려 한다.


이런 내 마음을 찡하게 울렸던 시가 있다.

찰스 화이트 필드의 저서 <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 > 를 읽다가 발견한 시다.

나와 같은 고민으로 거짓자아, 거짓 가면을 쓰고 힘들어하는 동지들에게 '찰스 핀'의 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부탁이에요, 내가 하지 않은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나에게 속지 마세요.

내 얼굴에 속지 마세요.

나는 수천 개의 가면을 쓰고 있답니다 .

가면을 벗는 것은 너무나 두려운 일이에요.

나는 그중 어느 것도 아니랍니다.

가장은 제 2의 나를 만드는 기술이지만

그것에 속지는 말아 주세요.

부디 속지 마세요.

나는 당신에게

내가 늘 안전하고

안팎의 모든 것이 환한 빛을 내며 평온하고 ,

자신감과 냉정함을 잃지 않고,

늘 순탄하게 모든 것을 잘 이끌어가고,

아무도 필요 없을 것 같은 인상을 주죠.

하지만 그런 나를 믿지 마세요

나의 겉모습은 부드러워 보일지 모르나

그것은 내 모습을 감춰주는 다양한 가면일뿐이에요

그 밑에 안락함이란 없죠

그 밑은 혼란스러움과 두려움, 외로움으로 가득해요

하지만 난 그런게 싫어요.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요.

나의 약점과 두려움이 드러나는 것은 생각만해도 끔찍해요.

그래서 나는 뒤에 숨어 나를 감추고 ,

태연하고 세련된 얼굴을 하고,

다른 사람인 척 하는데 도움을 주고,

이 모두를 아는 듯한 눈으로부터 몸을 숨길

가면을 만드는 것에 광적으로 집착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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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지만 당신에게 이런 말을 할 수는 없어요.

감히 그렇게는 못해요.

너무도 두려워요

당신이 이런 날 보면 받아주지 않고

사랑해 주지 않을까봐 두려워요.

당신이 날 제대로 생각해 주지 않을까 봐 두렵고,

당신이 날 비웃을까 봐 두렵고,

그 비웃음이 날 죽음으로 이끌까봐 두려워요

나는 정말 내가 아무것도 아닐까봐 두렵고,

내가 아무 가치도 없을까 봐 두렵고

이런 날 당신이 거부할까봐 두려워요.

.

.

.

.

나는 진짜의 나, 자연스러운 내가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당신의 도움이 있어야 해요.

내가 결코 바라지 않을 때에도 당신이 도와줘야 해요.

당신만이 내 눈에서 숨만 쉰 채 죽어 있는 텅 빈 눈동자를 걷어내 줄 수 있어요.

당신이 친절을 베풀고 자상하게 대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줄 때마다 ,

당신이 진심으로 염려하는 마음에서

날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마다,

내 심장은 날개를 달고 자라기 시작해요

.

.

.

당신은 그러기로 마음만 먹으면 혼자서도

공포와 불확실로 가득 찬 어둠의 세계에서,

너무도 외로운 나만의 감옥에서,

나를 끌어내 줄 수 있어요.


.

.

난 누구일까요? 알고 싶나요?

나는 당신이 아주 잘 아는 사람이에요.

나는 당신이 만나는 모든 남자이자

당신이 만나는 모든 여자니까요.






거짓자아에서, 상처입은 내면아이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그 날 까지...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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