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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피아절에가다 Mar 14. 2024

길러질 수 있는 역량, 그릿

앤젤라 더크워스 <그릿>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 GRIT"

<그릿> 책표지



스테디셀러가 그런 걸까. 그 명성처럼 읽을 때마다 새롭고 읽을 때마다 감화된다. 지난번 다시 꺼내 훑어본 <백만장자 시크릿> 도 그랬고, <미움받을 용기>도 그랬다. 줄을 치지 않은 부분도 다시 보니 감동이었고, 줄을 친 부분도 다시 보니 새로웠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다시 보게 된 앤젤라 더크워스의 <그릿>도 그랬다. 2022년 10월 마지막 날에 읽기 시작했다고 메모되어 있는 이 책을 이번 기회로 책장 구석에서 다시 꺼내 훑어보았다. 훑어보기만 하려 했는데,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꼼꼼히 읽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스테디셀러의 면모와 명성이 가득한 이 책들을 다시 보게 되어 개인적으로 참 좋은 시간이었다.           



그릿(Grit)이란?     


그릿의 사전적 의미는 모래와 같이 아주 작은 돌이란 뜻과 투지, 기개라는 뜻을 함께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저자가 책 속에서 정의하는 그릿이란 '열정과 집념이 있는 끈기'를 말한다. 즉 어디 하나에 열정을 가지고 끈기 있게 지속할 수 있는 힘이란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 책 표지에는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 그릿"이라는 말이 적혀 있는데,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하는 문장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그릿은 하나의 역량인 것이다. 소위 IQ 점수나 천부적인 재능 즉 유전적인 부분이냐 아니면 환경적인 부분이냐를 놓고 성공이나 성취의 잣대를 판단하는 것처럼, 그릿 또한 그런 역량 중 하나라는 것이다. 저자는 성공과 성취에 그릿이야말로 서로 대척점에 있는 유전과 환경 그 두 요소보다 훨씬 중요한 역량이라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릿의 전형들의 공통된 네 가지 심리적 자산,

관심 연습 목적 희망     


성공의 잣대인 그릿을 발휘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단연 '관심과 흥미'다. 선호와 취향보다 훨씬 더 깊게 몰입할 수 있는 나의 관심사와 흥미를 뜻한다. 내 관심사를 찾기 위해서 '나는 현재 무엇에 관심이 있는가, 나는 어디에 흥미를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누구나 재미있고 흥미 있어하는 부분이 하나쯤 있을 것이다. 운동이 될 수 있고, 그림 그리기나 악기 연주 혹은 독서 심지어 배움과 학습이 될 수도 있다. 내가 열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그것만 생각하면 흥분되는 어떤 나만의 관심사를 찾아야 한다.

내 관심사를 찾았다고 가정한다면, 내 몸과 마음은 항시 그리로 가 있을 것이다. 상상만 해도 좋은 그 어떤 것, 시간을 잊고 그 안에 빠져 몰입할 수 있는 그 어떤 것, 힘들어도 또 하게 되는 그 어떤 것이 있다면 자연스레 시간이 흐를수록 어제보다 성장한 오늘의 나를 스스로 느끼게 된다. 그러다 보면 성취감이 쌓이고 나는 작은 성공의 경험을 자주 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의식적인 연습'을 하게 되는 그 어떤 관심사가 그릿을 기르는 출발이다.


그렇다면 내 현재 관심사에 대한 의식적인 연습을 꾸준히 이어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름대로 열정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의식적인 연습을 하고 있지만, 그게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여기서 중요한 것이 목적의식이다. 나 스스로 과제와 목표를 설정하고서 성취를 위해 끈기 있게 이어갈 수도 있지만, 이 책의 저자는 목적의식으로 '이타성'을 강조한다. 즉 내가 현재 열정적으로 몰입하고 있는 것이 나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타인을 위한 일도 될 수 있다면 훨씬 더 지속할 수 있고 그것이 오히려 나의 더 큰 성취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이타심이 있는 우리 인간의 본성을 우리 스스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저자는 보고 있는 것이다. 한 차원 더 높은 이타적인 목적의식이 우리에게 그릿을 키워주고 더 높은 성취를 가져다준다는 것.


이타적인 목적과 더불어 스스로 낙관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저자는 언급한다. 아무리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시작한 그 어떤 것도 시간이 흘러 하다 보면 쉽지 않은 부분에 봉착할 때가 온다. 성장의 궤도에서 멈춰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듯한 순간들이 생길지도 모른다. 해도 해도 안 되는 느낌, 혹은 열정은 결국 재능을 넘어설 수 없다는 부정적인 생각들이 싹트는 순간들. 저자는 마주하는 장애물이나 시련을 긍정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 또한 그릿의 전형인 사람들에게 보이는 자세라고 말한다. 낙관적인 생각과 희망을 가진 사람은 난관에 부딪치더라도 그것은 또 하나의 경험이자 성장의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릿의 전형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네 가지의 자산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흥미와 관심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것이 무엇이든 의식적으로 높은 강도로 치열하게 연습했으며 개인의 성장을 위해 시작했을지라도 종국에는 타인의 행복을 기여하고자 노력했으며 그것들을 완수하는 동안 마주하는 장애물이나 시련을 긍정적으로 해결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릿은 유전일까, 환경적인 것일까     


"과연 그릿이 우리 DNA 속에 있는가?"     

사실 나 또한 이 부분에 항상 의문을 갖고 있었다. 유전과 환경, 대척점에 있는 두 요소. 과연 인간의 특성은 유전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일까, 아니면 주위 환경에 지배되는 것인가. 혹은 유전자와 환경은 각각 얼마큼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 것일까. 유전자와 환경 중에서 인간은 어느 것에 더 좌우될까. 성취를 위한 역량인 그릿은 인간이 유전적으로 가진 것일까 아니면 환경에 의해 키울 수 있는 것일까.      

우리는 분명 유전자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생물 개체이니 유전자의 작용이 큰 것은 사실이다. 내 아이를 보거나 내 부모를 본다면 금방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다. 외모나 생김새 심지어 성격까지 닮아있다. 하지만 분명 환경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도 인지하고 있다. 저자는 여기에 답을 하기 위해 '사회적 승수효과'나 '성숙의 원리'를 제시한다. 전반적으로 인간이 진화하고 시대가 발전하면서 우리는 더 깊은 사고를 하게 되고 추상적 사고력도 점점 향상되었다. 또 각각의 개인은 나이가 들면서 여러 경험에 의해 적응력과 통찰력이 높아지고 스스로 성숙해진다. 이것처럼 그릿도 환경의 영향으로 길러질 수 있다는 말을 저자는 하고 있다.


또 다른 예로 그릿이 환경에 의해 길러질 수 있다는 부분은 가정 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외모나 생김새는 물론 부모의 관심사가 아이에게 영향을 주어 특정한 가정 문화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특정 운동을 즐겨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라온 아이는 그 운동을 즐겨할 가능성이 높고 향후 함께 그 운동을 하면서 여가를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 가정에서 부모의 행동이 아이에게 거울이 되고 모범이 되듯, 그릿 또한 부모라는 환경으로 아이에게 길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평생 어떤 곳에 열정적인 끈기로 그릿을 발휘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아온 아이는 자신의 관심사를 찾아 열정적으로 그릿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성취를 위한 하나의 역량인 그릿은 유전보다도 주위 환경에 의해 길러질 수 있는 요소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우리는 앞서 말한 네 가지 심리적 자산을 의도적으로 새겨 성취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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