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벗었다 홀가분하게
이렇게 가벼웠나
아니 이렇게 무거웠었나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늘어져 있고 싶을 만큼
퍼져 있고 싶을 만큼
시계를 보지 않는다
해가 뜨면 뜨는 대로
해가 지면 지는 대로
‘야생화’ 볼륨 the max 무한대 반복 재생
건반의 울림과 목소리의 공명이 나를
이십대로 데려간다
세월은 거꾸로 압착되어 나를
깜깜하게 취한 밤 그곳에 데려다 놓고
너를 떠올리고 우리를 떠올린다
그때도 삶이란 걸 논했었던가
삶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그것을 굳이 알고 싶지도 않았던 젖내 나던 우리
그때는 사랑이란 걸 읊었던가
사랑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뜨거움만이 사랑이라 여겼던 풋내 나던 우리
세월에 따라 각자 다른 옷을 바꿔가며 입고
어깨 위 쌓여가는 옷이 점점 버거워질 때쯤
젖내 나던 풋내 나던 우리를 떠올린다
옷을 벗었다 가벼워 훨훨 날아갈 것 같더니
결국은 그때 우리 둘 깜깜하게 취한 밤 거기 어디
젖내 나고 풋내 나던 우리들의 젊은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