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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리의사 Mar 09. 2020

코로나는 언제 잠잠해질까요?

최악, 그리고 최상의 시나리오

 중국과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덮치고 있는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언제 즈음 잠잠해질까요?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부터 최상의 경우까지 가정해 보았습니다.


1. 최악의 경우 I-극히 희박

 https://brunch.co.kr/@sssfriend/162

 이전 글에서 설명했지만, 바이러스는 분열을 통해 번식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무성생식입니다. 그럴 경우, 분열을 계속해도 똑같은 유전자만 형성이 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생물학적 다양성을 획득할까요?

 생명체는 세포 분열을 할 때, DNA나 RNA를 복제하다가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저절로 수정을 합니다. 즉 돌연변이를 차단하는 것이죠. 무한히 증식하는 암세포는 돌연변이 차단이 실패했을 때, 일어납니다. 바이러스는 아예 DNA나 RNA를 복제하다가 잘못된 부분을 고치는 메커니즘이 없습니다. 그래서 돌연변이가 나타나면, 저절로 죽던가 아니면 그냥 계속 자랍니다. 대부분의 돌연변이는 자연스럽게 사멸하지만, 그중에 더 강력한 놈이 튀어나올 수 있습니다. 확률이 낮아도, 워낙 증식 속도가 빨라서 확률이 올라갑니다. 로또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둘째로 다른 바이러스로부터 유전자를 얻어올 수 있습니다. 물론 돌연변이와 마찬가지로 거의 대부분의 바이러스가 새로운 유전자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지만 더 강한 녀석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돌연변이의 출현은 특히 숙주가 바뀔 경우, 동물=> 사람 또는 사람=> 동물로 퍼질 때 더 잘 나타납니다. 최근 홍콩에서 강아지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양성이 나왔을 때, 많은 전문가가 긴장한 이유입니다. 실제로 스페인 독감의 경우, 돼지의 몸속에서 사람, 조류에 있던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대유행을 일으켰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페인독감은 일명 swine flu, 즉 돼지 독감이라고 불리기도 하였습니다.

 

http://news.wowtv.co.kr/NewsCenter/News/Read?articleId=A202003050116&t=NN


 이러한 유전자 변형 과정에서 지금도 높은 감염률이 더 높아지거나, 치사율이 메르스만큼(34%, 2494명 발생 858명 사망 출처 WHO) 높아질 경우 '대재앙'이 발생합니다. 물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합니다.


2. 최악의 경우 II-가능성 있음


 정말 여름이 되면, 날이 더워지면 좋아질까요? 많은 과학자와 의사들이 6월이 되면 좋아질 거라고 추측하는 이유는 기존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속하는 SARS, MERS가 여름이 되면 주춤해졌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바이러스의 일종인 독감도 여름이 되면 저절로 사그라듭니다. 바이러스가 왜 여름이 되면 약해지는 이유를 아직은 잘 모릅니다.

 그런데 여름이 되어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줄어들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현재까지의 전파속도로 보았을 때는 전 세계에 사람들에게 퍼지고 나서야 조용해질 겁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죽고 나서지 말입니다.


3. 설마 가을에 또?-가능성 높음


<1918년 스페인 독감, 출처: CDC>

 세계 1차 대전 사망자보다 훨씬 더 많은 사망자를 기록한 스페인 독감의 경우, 3번 정점을 찍는데, 7월 및 8월에 줄었다가 11월에 최고 정점을 찍습니다. 대략 전 세계적으로 5억 명, 전체 인구의 1/3이 감염되고(당시 인구가 16억), 1500만 명에서 5천만 명이 죽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망률은 대략 3~9% 내외였습니다.


<각 연도별 독감 발생자수 출처: KCDC>

 위 사진은 한국의 독감 발생자수입니다. 노란색이 2009년 유행한 신종플루입니다. 다른 색에 비해서 유난히 높습니다. 독감은 해마다 편차가 있지만, 10월에서 12월에 한 번, 3~5월에 한 번 두 번의 피크를 치며 6월에는 급속도로 줄어듭니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 19, COVID 19, 우한 코로나)는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중에 밝혀진 7번째에 속합니다.  

https://brunch.co.kr/@sssfiend/148

1. Human coronavirus 229E (단순 감기)     

2. Human coronavirus OC 43 (단순 감기)     

3. SARS-CoV (2003년, 사망률: 9%) :광둥 성 로컬 시장 첫 발생, 사향고양이       

4. Human coronavirus NL63 (단순 감기)     

5. Human coronavirus HKU1 (단순 감기)     

6. MERS-CoV(2012년, 사망률 한국: 19.3%): 중동 지역 발생, 박쥐와 낙타     


7. Wuhan coronavirus(2019-nCoV, 사망률 미정 ): 우한 로컬 시장 첫 발생, 박쥐 추정


그럼 독감 말고,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속하는 사스나 메르스는 어떠했을까요?


<MESR 발생자수, 출처:WHO>

 2015년 한국을 덮쳤던 메르스는 아직도 중동에서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계절적으로 더워지면 줄어들고, 추워지면 발생자가 증가합니다. 아마도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도 여름이 되면 주춤했다가 가을이 오면 다시 유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가장 낙관적으로 예측시-절멸-가능성 낮음

 2003년 홍콩을 덮쳤던 사스는 2003년 7월이 되어서 비로소 종결이 됩니다. (7월 5일 WHO 사스 유행 통제되었다고 공식 발표, 7월 12일까지 30개국, 8439명 감염 및 812명 사망) 그 후로 16년 동안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아마 모든 사람들이 사스처럼 다시는 이 땅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타나지를 않기를 바라고 있을 겁니다. 다만 사스는 전체 환자수가 8439명으로 비교적 적었고 추가 발생이 없어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미 전 세계 감염자가 8만 명이 넘어가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스처럼 특정 시점에 완전히 종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스페인 독감, 신종플루, 사스, 메르스를 기반으로 해서 "여름이면 적어도 주춤할 것이다."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건 귀납적 추리입니다.


 "지금까지 봐 온 백조는 희다."

(=지금까지 사스, 메르스, 독감 등 호흡기 바이러스는 여름이면 주춤해졌다)

 "그래서 모든 백조는 희다."   

(=그러니 모든 호흡기 바이러스(신종 코로나 포함)는 여름이면 주춤해진다)

 

 하지만 블랙 스완(검은 백조)이 나타날 경우, 이 추리는 무너집니다.


 제 나름대로 생각을 해보았지만,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정말 기적처럼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릴 수도 있고, 스페인 독감처럼 잠시 주춤해졌다가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할 수도 있고, 아예 사계절 내내 계속될 수도 있습니다.

  Keep calm and carry on! 에 이어서,


"Hope for the best plan for the worst!"

최선을 희망하고, 최악을 대비해야 할 것 시점인 것 같습니다.


추가 사진

 < 2010년~2013년 호주 20~64세 호흡기 바이러스 월별 분포, (참고로 호주는 우리와 월별 계절이 반대임) 출처: https://www.cambridge.org/core/journals/epidemiology-and-infection/article/epidemiology-of-viral-respiratory-infections-in-australian-workingage-adults-2064-years-20102013/F1026FC6CD310703CAB70FAF660D7D67/core-reader)


 독감 A, 독감 B, RSV, 아데노, 리노, 메타뉴모, 백일해, 파라인플루엔자 모두 여름이 되면 좋아집니다. 코로나바이러스도 적어도 장마철이면 확 줄어들 겁니다. 사라지면 최선, 가을에 유행할 가능성 높음, 1년 내내 계속될 가능성 낮음.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려봅니다.



아 마스크를 햇볕에 말려서 써야 하는 이 상황이 정말 싫습니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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