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천천히 열어준 마음
두부는 처음부터 내 품에 안기는 아이가 아니었다.
입질이 있었고, 경계도 많았다.
작고 하얀 몸으로 어느 마당 한편에 방치되었던 시간 때문인지, 아니면 파양을 네 번이나 당하며 스스로 마음을 닫아버린 건지, 원래 그런 아이였던 건지조차 알 수 없었다.
우리 집에 처음 왔던 날, 목욕을 시키는데 서로가 공포였다.
나는 두부가 나를 물까 봐 조심스러웠고, 두부는 또 낯선 손길이 자신을 해할까 봐 온몸을 굳혔다.
결국 나는 손가락 하나가 너덜너덜 해지게 물렸고,
눈도 마주치기 어려울 만큼 두려워하는 아이와 그 아이의 입질에 물릴까 두려웠던 나, 서로의 마음엔 경계만 가득했다.
나는 서두르지 않았다.
억지로 다가가려 하지 않았다.
다만 두부가 스스로 내게 마음을 열어주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렇다고 완전히 마음을 연건 아니었지만......
두부는 항상 내 손길을 원하면서도 어딘가 무서워하고 있었다.
아무튼 두부는 내 손끝을 허락해 주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예쁜 얼굴을 조심스럽게 만질 수 있게 되었고,
작고 부드러운 발도 살며시 잡아볼 수 있었고,
아주 가끔은 배까지 쓰다듬을 수 있었다.
그 모든 순간들이 두부가 내게 내어준 선물 같았다.
나는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누군가의 손길이 반갑고도 두려운 마음.
그래서 더 기다릴 수 있었다.
서둘러 다가가지 않았던 건,
두부의 속도와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부가 떠난 뒤에야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두부가 내게 마음을 열기까지 걸린 그 오랜 시간,
사실은 두려움으로 채워진 시간이었겠구나.
내가 천천히 다가갔던 그 시간 동안
두부는 얼마나 많은 망설임과 경계를 품고 있었을까.
그걸 생각하면 마음 한편이 아려온다.
나는 기다릴 수 있었지만, 두부는 그 기다림 속에서도 늘 무서움을 견디고 있었을 테니까.
그래서 더 많이, 더 오래
내 손길을 겁내지 않고 만져줄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두부가 없는 집에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면 마음이 한없이 먹먹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