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럽 듬뿍
그리고 캐나다에서는 우리나라보다 싼 값으로 커피를 마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와 같은 돈 없는 유학생들에게는 너무나도 감사하고 행복한 $1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프로모션이 참 많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겨울에 물론 밴쿠버의 겨울은 우리나라만큼 춥지는 않지만 그래도 눈이 한두 번씩 내리는 한겨울에도 스타벅스에서 프라푸치노를 마실 수 있었다는 것이 세상 행복한 일이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돌아왔을 때는 다시 여름엔 프라푸치노, 겨울엔 카페라테를 즐겨 마시게 되었다. 부드러운 우유 거품이 추운 겨울 꽁꽁 언 내 몸을 녹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바로 햇볕이 따스한 날 커피전문점에서 노트북을 켜고 일을 하면서 커피를 마시는 여유로운 나의 모습이다. 아직까진 '카공족'에 밀려, 코로나 19로 인해 제약으로 인해 그러한 여유를 즐기지 못했지만 언젠간 꼭 해보리라 마음먹은 일이다.
그리고 얼마 전 마음이 우울해서 인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무엇인가가 필요한 어느 날 냉동실에서 지난여름에 얼려둔 오래된 얼음을 꺼내 아이스커피를 만들어 마셨는데 그 커피 한잔으로 인해 말 그대로 기분이 상쾌해짐을 느꼈다. 이래서 '얼죽아'라는 말이 생겨났나 공감할 정도라고나 할까?
그 후로는 내 몸에서 카페인을 필요로 할 때, 혹은 달달한 무엇인가가 필요할 때 얼음을 갈아 프라푸치노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고까지는 마다하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그리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나만의 소확행이 되었다. 하지만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시럽은 필수다. 부드러운 우유 거품은 포기하더라도 시럽은 포기할 수 없다.
어느 날 짱구와 짱구 친구들이랑 집 근처 공원에서 만나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약속시간이 다 되어 짱구에게 카톡 확인을 부탁한다.
엄마! 지후 이모가 커피 뭐 마실 거냐고 묻는데?
그래? 그럼 '아아 시럽 듬뿍'이라고 보내줘
응. 아아 시럽 듬뿍이라고 보냈어. 그런데 엄마! 이모가 커피 물어봤는데 아아 시럽 듬뿍이란 커피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