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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밧 Apr 22. 2020

야생의 자연에서 모험을 만나다

[파르밧 모험 여행 ⑧] 알라 아르차 국립공원

  

산을 오르 마의 힐링을 얻는다. 키르기스스탄의 매력은 산이다. 높은 천산 산맥이 도시를 감싸고 있어 어디서든 만년설을 조망할 수 있다. 하늘 높이 솟은 설산을 4계절 방문할 수 있다. 알라 아르차 국립공원(Ala archa national park)는 비슈케크 남쪽으로 40km 떨어진 알라 아르차 협곡에 위치한다. 차로 1시간 거리에 이르면 새로운 자연을 경험한다.




하루 종일 폭포 옆에 앉아 있거나 숲을 거닐 수 있다. 한여름의 스키를 탈 수 있고 빙하를 걷는다. 고산 봉우리를 등반하며 자신을 발견한다. 알라 아르차 국립공원은 구 소련시절 군사 캠프와 등반가들의 훈련장소로 개발되었다. 알라 투(Ala Too)산맥의 4,000m가 넘는 고봉들, 빙하. 설산들이 즐비하다. 전문 산악인 뿐 아니라 일반 하이커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  비슈케크 시내를 벗어나면 시원한 가로수 사이로 알라 아라차 국립공원 산군이 보인다


한 때 야생의 공원에서 무분별한 사냥과 벌목이 이뤄졌다. 산양, 사슴, 눈표범 등 멸종 위기의 희귀 동물과 식물을 보하기 위해 1979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키르기스어로 알라 아르차(Ala archa)는 ‘밝고 화려한 나무’를 의미한다. 야생의 꽃과 식물들이 자생하고 다양한 색과 모양의 노간주 나무들이 분표하고 있다.      


얀덱스 택시를 불러 알라 아르차로 향한다. 시내를 벗어나자 가슴이 열리는 기분이다. 넓은 도로 옆으로 가로수들이 시원스레 솟아있다. 멋진 가로수길을 벗어나면 하늘을 가린 산이 버티고 있다. 국립공원 입구에서 입장료와 차량비를 지불한다. 트레킹을 위해서는 12km정도 공원안으로 도로를따라 들어가야한다. 알라아르차 호텔이 있는 알라저(Alplager 2,200m)에서 시작한다. 공원내에는 편의 시설이 거의 없다. 호텔 작은 상점이 있지만 비싼 편이다. 가능하면 비슈케크에서 트레킹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당일 트레킹을 위해 오는 경우 교통편이 좋지않다. 택시를 이용할경우 왕복 교통과 하산 시간을 정하고 요금 흥정을 하는 것이 좋다.      



▲  알라 아르차 국립공원 입구
▲ 트레킹의 시작 포인트 알라 아르차 호텔



어느 트레일을 선택하면 좋을까? 두 개의 트레킹 코스가 가능하다. 알라 아르차 강을 따라걷는 쉬운 하이킹 코스와 악사이 폭포(Ak Sai Waterfall) 2시간, 악사이 빙하(Ak Sai Glascier)까지 4시간 코스가 있다. 야영과 고산산행을 즐기고 싶다면 2박 3일 일정으로 우치텔 피크(4,540m) 등반도 유명하다. 빙하를 조망할 수 있는 레첵 산장(3,330m)까지 목표로 올라가 보기로 한다.      


트레일 초반 가파르게 올라야한다. 입구에서 100m정도 가면 계곡과 능선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의 전나무 숲길을 따라 지그 재그길을 오른다. 시야가 가린 숲을 통과하면 알라 아르차 협곡을 조망할 수 있는 언덕이다. 야생화 지대로 산위의 초원이다. 계곡 아래의 숲과 달리 고도가 높은 곳은 암벽지대다. 협곡을 이루다보니 바위들이 무너져 내려 쌓인 흔적들이 보인다. 1시간정도 평탄한 사면을 따라 폭포까지 오른다.     



▲ 고도가 낮은 계곡 부근에는 많은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 알라 아르차 강의 협곡 전경



트레일 안내는 상세히 표시되어 있다. 뷰포인트 지점에서 현재 위치와 다음 소요시간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전망이 좋은곳에는 야영 흔적들이 보인다.  악사이 폭포(2,700m)에 도착한다. 폭포를 가까이서 보려면 메인 트레일에서 조금 벗어나야한다.



▲ 악사이 폭포
▲ 악사이 폭포를 지나 렉첵 산장으로 향하는 트레커들
▲ 레첵 산장으로 가는길 멀리 우치텔 피크가 보인다



큰 배낭을 멘 사람들은 우치텔 등반을 위한 트레커들이다. 폭포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가파른 돌 너덜지대가 이어지는 구간이다. 돌과 자갈이 많다. 산장까지 2,4km 오르막 구간이다. 쉬다 걷다를 반복하게 된다. 한발 한발 거친 숨과 근육의 긴장이 오지만 나에게 집중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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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첵 산장 가는길


 

설악산의 용아장성처럼 뾰족한 바위산의 모습이 나타난다. 정상에는 히끗히끗 눈이 남아 있다. 바위 산들은 위엄이 있어 보인다. 그 중에도 우치텔봉은 제일 대장이다. 레첵 산장(Ratzek 3,380m)에 도착하고 나서야 모습을 드러낸다. 키르기스스탄 국기와 안내 표지판이 있다. 이곳은 우치텔 피크와 빙하 트레킹을 위한 베이스 캠프다. 악사이 빙하(Ak-Sai Glascier)의 아래쪽에 위치한다. 구역별로 야영지가 정비되어 있다. 산장은 대피소 개념이다. 2층 구조로 매트리스 침상을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사전 예약 이용도 가능하지만, 대부분 캠핑 장비를 준비한 트레커들이 많다. 다국적의 사람들이 야영을 하고 있다.      



▲ 레첵 산장 캠프사이트
▲ 산장의 작은 카페
▲ 여러명이 함께 지낼 수 있는 대피소 숙소
▲ 레첵 산장 주변에서 야영중인 트레커들



우치텔봉(4,540m)은 레첵 산장에서 3-4시간 정도 소요된다. 왕복 7~8시간이 소요된다. 산장 위로는 고산병에 유의해야한다. 수분 섭취를 많이하면서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 6-9월까지 가장 좋은 시기이다. 여름이라도 고도가 높아 일교차가 크다.  빙하를 가장 잘 볼수 있는 산장 능선에 올랐다. 악사이 빙하와 주변 봉우리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길게 늘어선 다르초가 보인다. 불교경전이 적힌 오색의 천이 바람에 날린다. 산에서의 경외심은 종교를 초월한다. 경이로운 자연 앞에서는 모든 것이 평화롭다. 바람소리에 귀 기울이며 마음에 담는다.     



▲ 레첵 산장. 바위에서 늘어진 다르초가 보인다
▲ 악사이 빙하
▲ 산장 주변에서 암벽등반 연습중인 산악인들
▲ 레첵 산장 캠프사이트. 우치텔 피크 전경



픽업 시간을 맞추기 위해 하산을 한다. 내리막 경사 미끄럼에 조심해야 한다. 늦은 시간에 올라오는 여행자들이 있다. 영국에서 온 20대 초반의 여행자들이다. 물이 있는 폭포 야영장을 알려주었다. 산에서는 누구라도 친근하다. 오름의 행위에 같은 생각을 느끼기 때문이다. 다행히 약속한 시간에 늦지 않았다.      



▲ 영국에서 온 트레커들
▲ 알라 아르차 국립공원은 숲에서 암벽까지 고도에 따라 다양한 지형을 보인다



수염이 더부룩한 히피 스타일의 여행자가 내려온다. 인도사람 같아 보인다.

“나마스떼” 내가 먼저 인사를 했다. 소랍은 남인도 첸나이 출신이다. 미국에서 엔지니어로 일을 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1박2일로 오르는 우치텔 피크를 오늘 하루만에 다녀왔다. 대단한 체력이다. 아침에 비슈케크에서 편도로 택시를 타고왔다. 차편이 없어 공원입구까지 12km를 걸어가려고 한다.

"조금 있으면 택시가 올 거야, 같이 가자!” 상당히 고마워한다. 서로의 여행이야기로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한계에 도전한다. Silk road mountain race

여행을 하다보면 특이한 친구들을 만난다. 철인 3종 경기, 울트라 마라톤, 자전거 세계일주 등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보면 큰 자극이 된다. 키르기스스탄의 극한경기에 Silk road mountain race 가 있다. 4,000m가 넘는 고산 패스를 넘으며 1,720km를 14일 이내 완주해야한다. 참가자 반 이상이 중도에 경기를 포기할 정도로 힘들다. 순위 경쟁보다 혹독한 자연속에서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을 견뎌야한다. 우승의 보상이 대단한것도 없다. 참가자들은 사전 메디컬 테스트와 왜 실크로드 레이싱에  참여하는지 인터뷰 심사를 받는다. 비상시 도움을 받기위해 GPS를 장착하고 움직인다. 각각의 체크 포스트를 통과해 완주하면 작은 기념품과 완주의 기쁨이 남는다. 소랍은 9일 만에 완주를 했다. 경기를 마치고 귀국하기 전 마지막으로 우치텔 등반을 했다.      



▲ 인도에서 온 소랍. 1720km 실크로드 자전거 레이싱을 마쳤다. 고산에서의 추위로 피부가 벗겨졌다



두 바퀴로 세계 곳곳에 흔적을 남겼다. 러시아 횡단. 아프리가 종단. 오만에서 유럽까지....단순한 자전거 여행이아니라 프로젝트 기행이었다. 소외된 아이들을 위한 펀딩 여행도 그중 하나였다. 험한 날씨에 노출된 피부는 허물고 지쳐보였다. 하지만 그의 얼굴엔 자신감이 넘친다.      


꿈은 내안의 의지로부터 시작된다. 여행의 끝은 없으며 모험의 한계도 없다.      



. 사진 김진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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