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는 귀하다(Real is rare)!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A diamond is forever)

by 조선아 SSunalife

연말이 되면 사랑하는 연인에게 무엇을 선물해줄까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연말 광고에는 다이아몬드(diamond) 제품이 자주 등장한다. 지구 상에 흔한 원소 중 하나인 탄소(Carbon)로 이루어진 다이아몬드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가장 단단한 광물이다. 다이아몬드의 어원은 '정복할 수 없는 무적'이라는 라틴어 ἀδάμας(adamas)에서 파생되었다고 한다.


나는 여전히 다이아몬드를 좋아한다.


다이아몬드가 들어간 반지며 목걸이가 있어도 잃어버릴까 염려가 되기도 하고 꾸미는 것이 귀찮아서 사실 평소에 잘 사용하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다가오는 내 생일에 남편이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선물을 해준다면 나는 일(1)도 사양하지 않고 기분 좋게 받을 것이다 (물론 내 남편이 그런 기특한 생각을 할 리는 없다). 나는 다이아몬드라는 보석 자체를 소유하고 싶은 것보다 다이아몬드 하면 떠오르는 '진짜다, 귀하다, 영원하다' 이런 상징성에 더 의미를 두는 것 같다. 사실 이러한 상징성은 다이아몬드 생산업체인 드비어스(De Beers)가 만들어낸 광고의 영향 때문이다.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A diamond is forever)!


세계적인 다이아몬드 가공회사 드비어스는 한때 전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량의 90퍼센트를 유통하여 시장을 독점하고 가격을 조정하였다. 원래 다이아몬드는 극히 소량만 생산되었기 때문에 그 가치가 아주 놓았다. 그런데 1870년 남아프리카 킴벌리라는 곳에서 대규모의 다이아몬드 광산이 발견되었다. 그래서 다이아몬드의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1888년에 만들어진 드비어스라는 회사는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 매년 소량의 다이아몬드만 시장에 공급했다. 공급이 없어서 다이아몬드의 가치는 점차 오르기 시작했다. 1948년 다이아몬드 소비를 위해 고심하던 중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A diamond is forever)"라는 광고로 다이아몬드 매출이 '대박'이 난 것이다. 이 광고는 다이아몬드의 단단함을 사랑의 영원함과 연관지었다. 이때부터 다이아몬드가 영원한 사랑을 상징하게 되어 많은 연인들이 프러포즈나 약혼/결혼을 할 때 다이아몬드 반지를 하는 기준이 되어버렸다. 나도 결혼할 때 특별한 이유없이 다이아몬드가 꼭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세대였다.


진짜는 귀하다(Real is rare)!


드비어스는 1888년 설립된 이후 100여 년에 걸쳐 다이아몬드의 유통량과 가격을 독점했다. 그러나 합성 기술이 정교해지면서 저렴한 인공 다이아몬드가 나오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밀레니얼 세대는 다이아몬드를 약혼이나 결혼의 필수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영향들로 다이아몬드 시장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2015년 드비어스는 "진짜는 귀하다(Real is rare)"라는 광고를 냈다. 이 광고를 통해서 인공 다이아몬드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인공 다이아몬드는 날로 인기를 얻어가고 전 세계적인 ESG (Environment 환경, Social 사회, Governance 지배구조) 경영 열풍이 천연 다이아몬드의 어두운 면을 부각시켰다. 영원한 사랑의 증표였던 천연 다이아몬드는 광산의 위험한 노동환경, 탄소 배출에 따른 환경 파괴 등의 문제들이 대두되었다. 1980년대에 팔린 다이아몬드는 아프리카 분쟁지역에서 어린이들이 생산한 다이아몬드가 무기 구입이나 전쟁에 사용되어서 'blood diamonds 피의 다이아몬드, conflict diamonds 충돌 다이아몬드, 또는 war diamonds 전쟁 다이아몬드'라는 다이아몬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만들었다. 이런 부정적 사실에 기초를 둔 영화가 2006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Blood diamond(피의 다이아몬드)'라는 영화다.


밀레니얼 세대 (1982-1994에 태어남)와 Z 세대(1990년 중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남)를 포함한 엠지 세대(MZ Generation)는 기업의 환경적 가치를 중요시 여긴다. 아울러 다이아몬드만이 사랑의 약속을 상징한다고 보지 않는다. 최명화. 김보라 공저의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에 따르면 MZ 세대는 가성비 (가격 대비 성능) 보다는 가심비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도)를 중요시 여기는 세대이다. 남이 다 한다고 이유도 모르고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화된 매력을 가진 제품에는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소비하는 마음의 만족도를 따지는 소비 패턴을 나타낸다.


변화된 소비 패턴에 대응하기 위해서 천연을 강조하던 드비어스는 2018년부터 인공 다이아몬드 생산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오히려 인공 다이아몬드의 가격을 경쟁적으로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것이 천연 다이아몬드의 희소성을 더 높이기 위한 드비어스의 고도의 전략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인공 다이아몬드는 환경이나 윤리적인 문제로부터 자유롭고 또 생산비도 천연 다이아몬드에 비해서 3분의 1밖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더군다나 육안으로는 천연인지 인공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이며 오히려 인공 다이아몬드가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더 단단하다고 한다.


이 글을 쓰다 보니 갑자기 행복한 고민이 훅 들어온다. 혹시나 내 남편이 우주의 이상한 기운을 받아 내게 다이아몬드를 선물해 준다고 하면 나는 진짜라서 귀한 천연 다이아몬드를 고집해야 하나 아니면 가성비 좋은 인공 다이아몬드를 선택해야 하나 하고 말이다. 나에겐 가성비도 가심비도 다 중요하다. 그러나 진짜로 귀하고 영원한 사랑이 박혀있다면 천연이든 인공이든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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