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낙화

붉은 아름다움

by 별썽

떨어진 동백꽃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묘하다.

낙화가 아름다움을 넘어 슬퍼지는 꽃.

처연하게 예쁜 꽃, 나무에 달려 있을 땐 그저 예쁘고 귀여운 꽃인데, 떨어지는 순간 슬픔이 된다.

떨어진 통꽃들끼리 모여 있을 때면 처절하게 예쁘고, 발길에 밟혀 이지러진 꽃잎들은 핏빛인데 예쁘다.

짧은 봄, 동백꽃을 보고 있자면, 예쁨과 슬픔이 함께 느껴져서 마음이 참 애매하다.


그러나 슬프던 어쩌던 예쁜 건 예쁜 거고, 내가 그린 낙화는 슬픔이 아니라 예쁨이었다.

빨간 토종 동백이 툭하니 떨어지고, 떨어진 꽃잎이 빨간 꽃천지 그림을 그리고, 그 빨간 길 위에 내가 있고, 그렇게 지나가던 예쁜 봄을 그림으로 그렸다. 벚꽃엔딩 그림과 함께 나란히 식탁에 앞 자석판에 붙여두고 매일 바라본다.


봄꽃은 언제나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해 주니까. 마음이 딱딱해지지 말고 말랑말랑 해지라고.


동백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