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르사가 끝인 줄 알았다.
“숙련자는 시르사 파다로 이어가세요. 초보자나 다음 단계가 어려운 분들은 그 자세에서 버티기를 하세요.”
순간 ‘시르사 파다가 뭐지?’ 그리고 나는 숙련자인가 초보자인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숙련자들의 자세를 보니 머리 서기 상태에서 다리를 뒤로 넘기는 것이었다. 어머나나! 허리가 꺾이면 어째? 보기에 굉장히 위험해 보여서 나는 그냥 내 갈 길 가련다 하고 다리를 뻥 차올려 머리 서기만 다시 했다. 이 자세에서도 아직도 다리가 술에 취한 것처럼 공중에서 휘청휘청한다.
이것이라도 되는 게 어디야? 머리 서기를 하는데 꼬박 1년 3개월이 걸렸다. 다른 숙련자들처럼 반동 없이 두 다리를 올려야 하지만 나는 깨갱깨갱 뒷발 길치며 올라간다. 그래도 머리로 설 수 있음에 감사해했다. 시르사파다란 동작을 알기 전까지.
그 순간 원장님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시도해 보라며 배를 앞으로 밀어 활처럼 구부러지게 만들어주셨다. 내가 숙련자라서 해보라고 하는 건가? 약간은 우쭐함에 원장님에게 내 몸을 맡겼다. 허나 곧 몸이 허공에서 휘는 거 같으니 겁이 나고 갑자기 허리부터 바닥에 ‘쿵!’ 하고 떨어질까 봐 무서워서, 못해요. 못해요! 작게 외쳤다. 무릎을 구부리라고 알려주셔서 그래도 안전하게 착지했다. 오! 나 방금 한 거야? 비록 원장님이 옆에서 다 잡아주셨지만, 또 하나의 아사나를 해본 거에 감개무량했다.
무섭고 겁이 나서 무모하게 도전하는 것보다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내 몸이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려고 하지만! 하다 보면 욕심이 생긴다.
시키면 해야 하고, 하면 할 수 있을 거 같다. 초보자라고 하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 내가 생각하는 숙련자는 한번 시도해 보고, 두 번 또 해보고 실패해도 잠깐 쉬었다가 한 번 더 해보는 사람이다.
옆에는 도움을 주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 내가 손을 내밀지 않았을 뿐! 어렵다고, 알려달라고, 힘들다고(때로는 어린아이처럼 투정 부리고) 잠깐 쉬었다가 다시 하겠다고 하면 우리 주위엔 손길을 내어줄 이들이 분명 많이 있다.
그러므로 나는 나를 숙련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남들에게 인정 못 받아도 계속 도전하고 있으니 말이다. <부장가아사나>도 숨이 꺼이꺼이 넘어가지만 조금씩 가슴을 위로 뒤로 젖히려고 하고 있고, <우르드바 다누라>도 팔을 쫙 펴고 다리를 조금씩 모아보려고 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도전 동작이 생겨서 기분이 좋다. 시르사에서 기반을 견고히 다진 다음 시르사 파다로 넘겨볼 것이다. 초보자라기엔 자존심 상하고 숙련자이기엔 아직 이름조차 모르는 아사나들이 기다리고 있으나 도전하는 수련자가 되는 하루하루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어서 스스로 칭찬해 준다.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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