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요가 수련 22

순전히 요가를 위하여 걸었다.

by 연우맘

이번주 걸은 시간이 10시간이 넘네?

나는 요가 학원을 두 개 다니고 있다.

두 곳 다 너무 좋아서 포기할 수 없다. 방학이니 더 씬이 나서 한 곳 끝나면 다른 곳으로 직행한다. 두 학원의 거리는 잘 모르겠고 걸으면 50분 정도다. 두 번째 학원은 일주일에 세 번만 가는데 5번 가고 싶어 미치겠다. 그곳에서의 수련이 끝나고 또 집까지 가는데 걸어서 45분 정도다. 면허증도 없고 그냥 집에 가도 재밌는 게 없으니 또 걷는다.

솔직히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다. 그 시간에 집을 청소할 수도 그냥 쉴 수도 있지만 걸으면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첫 번째로 먹는 것이다. 요가하고 나면 굉장히 허기져서 고구마를 먹는다. 물론 집에서 챙겨 나온다. 아메리카노와 먹어도 맛있지만 숨이 막힐 때까지 뻑뻑한 밤고구마를 가까스로 목구멍으로 넘기는 쾌감이 좋다.

두 번째는 생각하기다. 이런저런 생각과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혼자 피식 웃고 뭔가 번뜩이는 게 떠오르면 메모하고 글도 쓴다.

마지막으로 엄마와 전화로 수다하기다. 울 엄마는 한 귀로 흘려듣지만 내가 하는 진심을 다하는 요가얘기를 잘 들어주시고 맞장구도 잘 쳐준다.


아! 좋다! 요가! 걷는 것도 좋다!

요즘 칼바람에 볼이 터질 거 같고 고구마를 잡고 있는 손가락이 동상 걸릴 듯 감각이 사라진 적도 있지만 그래도 요가와 걷기는 잘한 일이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