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포스터를 추천드린다고 하면, 음...포스터도 작품이라 할 수 있나요?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지만, 엄밀히 따지고 보면 포스터가 작가 개인의 손을 거쳐 탄생한 원화와 같은 작업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 또한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와 디자이너들이 작품을 기반으로 제작한 일종의 저작물이기 때문에, 평소 좋아하는 작가나 전시가 있으시다면, 추억용으로 집에서 감상하시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작품을 처음 소장하시거나, 아직 취향에 대한 확신이 덜 서신 분들도, 이러한 전시, 작품 포스터 또는 그림 렌털 서비스를 일정 기간 동안 이용하면서, ‘내가 두고두고 보기에도 괜찮은 그림은 과연 어떤 화풍인지?’를 충분히 고려하신 후에, 그때 가서 발품을 팔아 작품을 구매하는 것도 늦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럼 오늘의 추천 포스터를 함께 살펴보실까요?
개인적으로 포스터 같은 경우에는, 인테리어용으로 많이들 구매하시는 앙리 마티스 포스터보다는, 이왕이면 조금 더 특별한, 해당 전시를 기획하였거나 작품을 소장 중인 기관(National Gallery/Tate Modern/Royal Academy)에서 판매 중인 포스터 위주로 선별해 보았습니다.
영국 내셔널 갤러리의 경우, 전시 포스터보다는 소장된 작품을 중심으로 제작된 포스터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사실 빈센트 반 고흐나 클로드 모네와 같은 인상파 작가들의 명화는 여러 방면에서 구하기도 어렵고, 특히 2020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도 갈 수 없는 상황이니, 당시 미술관에서 감명 깊게 보셨던 고전 명화들을 집에서도 감상하고 싶으시다면, 해당 사이트 방문을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여기선 이번 의뢰인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찾지 못해, 소개만 간단히 하고 넘어갈까 합니다.
Pablo Picasso, Sleeping Woman, 1932. (출처: Tate Shop)
파블로 피카소 (1881-1973)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중 한 명으로 꼽힐 만큼 다양한 작업을 선보여 온 작가입니다.
스페인에서 출생해, 1904년 파리에 정착하기 전 바르셀로나에서 예술 활동을 시작한 그는, 전례 없는 다양한 화풍을 시도하며, 화가, 조각, 석판가, 디자이너, 그리고 말년에는 도예가로도 활동하며 현재까지 미술을 잘 모르는 대중들에게도 널리 인정받는 아티스트입니다.
특히 당시엔 대중들에게 자신들의 화풍을 인정받지 못해, 생을 마감할 때까지 빈곤한 삶을 살아간 작가들이 굉장히 많았던 반면, 파블로 피카소는 화상들이 작품을 구하기 위해 집 앞에 매일 진을 치고 있었다는 일화가 있을 만큼, 활동 시절부터 유명세를 떨치던 정말 몇 안 되는 작가였는데요
또한 1932년은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들의 삶에서 창의성이 절정에 다다랐던 시기였다고 합니다. 이에 같은 해 테이트 모던에서는 피카소의 첫 개인전The EY Exhibition: Picasso 1932-Love, Fame, Tragedy을 개최하였는데요
"나는 사람들이 자서전을 쓰듯 그림을 그린다. 나의 그림들은 완성이 되든 안되든, 나의 다이어리 속에 기록된 각각의 페이지와도 같다."
위의 언급대로, 해당 전시에서는 그의 일생(사생활)을 엿볼 수 있을 만큼 100점이 넘는 회화, 조각, 드로잉, 가족사진들이 전시되었습니다.
<Sleeping Woman>(1932) 또한 위 전시에 출품되었던 회화였는데, 작품 속 곤히 잠들어 있는 여인의 곡선과 유기적인 형태는 그의 4번째 연인 마리 테레즈 월터를 연상시킵니다.
마리 테레즈 월터와 그녀를 오마주로 한 Pablo Picasso, The Dream, 1932.
참고로 마리 테레즈 월터는 피카소의 다른 초상화에도 많이 등장했던 그의 대표적인 오마주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오늘 추천드리는 위의 작품은 다른 초상화에 비해 입체파적인 요소가 적게 들어간 점이 오히려 색다르게 느껴지는데요, 비록 생동감은 피카소의 다른 작품에 비해 덜하지만, 그만큼 차분함이 배가되어 밝은 색감과 평온한 분위기의 작품을 찾으셨던 의뢰인의 취향에 적합한듯합니다.
공학도 출신이었던 알렉산더 칼더는, '움직임'을 포착하는 자신만의 예술관을 구축하며, 우리에겐 '동력(动力)에 의한 작품 외관의 변형을 추구하는 '키네틱 아트(Kinetic Art)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움직이는 조각'에 대한 그의 끝없는 열정은, 공기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며 모양이 변형되는 메탈 모빌을 탄생시키는데요
위의 포스터는 뉴욕 휘트니 미술관의 'Celebrating Calder展'을 시작으로, 총 여섯 차례로 기획된 월드 투어 전시 중, 두 번째로 선보이게 된 전시를 위해 로열 아카데미에서 제작한 아트 포스터입니다.
해당 전시에서는 알록달록한 색감과 곡선으로 이루어진 형태가 마치 곡예사의 서커스를 연상시킨 그의 대표작 <Circus>를 비롯한 주요작들이 전시되었는데요, 그중에서도 흑색과 원색의 조화로 이루어져 있던 기존의 모빌들과 달리, 전반적으로 파스텔 톤으로 이루어진 위의 모빌은 관객에게 조금 더 유연한 모습을 선보이며 키네틱 아트를 더욱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게끔 유도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보여드렸을 때, ‘디자인은 너무 마음에 들지만, 아무래도 미술관에서, 특히 유럽에서 직구로 주문하면 여러모로 너무 비싸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저도 처음에 이 부분을 가장 우려했지만, 생각보다 배송비나 포스터 가격이 예상외로 가성비 있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무려 포스터+배송비+프레임(액자)을 모두 다 포함한 가격이 10만 원 이하라고 하니, 꽤 괜찮은 옵션이라 생각되네요.
또한 포스터 크기에 맞춰 미대 부근의 표구사나, 또 요즘은 포스터 인테리어가 워낙 유행인지라,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충분히 괜찮은 프레임(액자)을 구할 수 있어서,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될 듯합니다.
참고로 주문하실 때 저만의 팁을 알려드리자면, 단색화나 풍경화일 경우엔 '우드 프레임'을 권장드리는데요, 아무래도 자연을 소재로 한 그림의 특성상, 우드 특유 재질의 따뜻함과 조화를 이루면서 한층 더 무드 있어 보이기 때문이죠!
오늘 제가 준비한 추천 리스트는 여기까지입니다!
혹시 위에 소개해드린 작품 외에도, 궁금하셨던 작가나 작품이 있으시다면 댓글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