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기다림과 믿음을 먹고 자란 줄도 모르고

by 태림

거의 한 시 반쯤 누운 것 같은데 자는 둥 마는 둥 7시에 깼다. 엄마는 이미 일어나서 조식 먹을 채비를 마치고 내가 일어나길 기다리고 계셨다.


8일간 우리가 머무는 호텔의 조식은 뷔페가 아닌, 조식 한 상 같은 느낌으로, 전날 리셉션에 주문해 두면 아침에 준비해 주는 방식이었다. 체크인하며 나는 폴드포크를, 엄마는 브레드 세트를 주문해 두었다.



밤늦게 도착해 치앙마이는 어떤 느낌인지 몰랐고, 호텔 안쪽은 어두운 편이라 1층 카페로 가는 마음에 설렘이 가득했다. 어떨까, 치앙마이는, 태국은.



11월부터 건기가 시작된다던데, 10월 말인데도 건기의 기운이 가득했다. 카페 안은 시원한데 풍경은 청량한 이 쾌적함. 아무래도 호텔을 잘 고른 것 같다고 생각했다.


두 손을 모아 직원들과 아침인사를 건넸다.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졌다.


MZ샷이라며 팔을 한껏 올려 사진을 찍으니, 엄마가 웃으며, 쓸데없는 짓을 한다며 핀잔을 준다. 그러면서도 아침마다 배고프다고 하면서도 내가 항공샷을 찍을 수 있도록 늘 기다려줬다.


그땐 그냥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어쩌면 엄마는 나를 내내 기다려준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무언가를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늘 기다려줬던 사람. 기어코 딸을 이해할 수 없더라도, 그저 믿어주는 사람. 그걸 당연하게 느끼도록 만드는 사람.


나는, 스스로 알아서 잘 자랐다고 감히 생각했다. 엄마가 당연하게 느끼도록 만들어준 줄은 꿈에도 모르면서. 그저 제 잘난 맛에 내가 잘 큰 거라고 우쭐거렸던 것이 못내 부끄러워졌다.


사실, 그 기다림과 믿음들 덕분에 나는 스스로 무엇이든 해볼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일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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