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작은 공연을 보러갔습니다.
지인이 재즈 피아니스트입니다. 무료 공연 기회를 소개해줘서 혼자 방문했습니다.
사람이 많지 않은 작은 공연장이었습니다.
저는 여러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고 노래하거나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공연장은 잘 가지 않습니다.
가는 시간이 오래걸리기도 하고 막상 가도 별 느낌을 못 받기 때문이지요.
오늘 공연을 보러 갔던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자격증 시험을 보고 나서 흔히 말하는 '현타'가 왔습니다.
남는 시간에 책을 읽는 등 생산적인 일을 할 수도 있었지만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오랫동안 공부했으니까 쉬자' 라는 생각을 하기엔 시험을 잘 못봤고, 쉬기보다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실행하기엔 에너지가 부족했지만요.
그러다 문득 새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언가 변화를 줘 봐야겠다. 그 변화는 내가 이전에 해오던 것이 아닌 다른 방식이어야 한다. 내가 귀찮아하거나 꺼려하는 무언가여야 한다.'
아예 싫어하는 것을 하기는 어려웠으니 귀찮아서 안 했던 것을 생각해보았습니다.
그 때 지인이 보낸 문자가 생각나서 어제 저녁에 갑자기 공연에 갈 수 있냐고 물어봐서 공연에 가게 된겁니다.
공연이 끝나고 버스를 타기 위해 공연장에서 버스까지 조용하고 시원한 밤거리를 걸었습니다.
이상하리만큼 조용해서 주위를 둘러보며 걸었습니다. 평화롭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버스를 타고 지인들과 카톡을 하는데, 장난을 많이 치는 저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평소라면 진지하게 평범한 질문과 대답을 할 내가 재미있는 농담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 거죠.
왜 그랬을까요?
아마 공연을 봐서 기분이 업되었던 것같습니다.
연극, 뮤지컬, 콘서트를 가보신 분은 아시겠지요. 현장의 흥분이란게 있잖아요?
그 흥분이 지속되었던 거죠.
잘 생각해보면 요즘 개그 유튜브를 본 영향도 있었습니다.
최근에 토크쇼를 많이 봤거든요.
말 장난을 하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지고 있던거죠.
내가 마냥 진지한 사람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던 겁니다.
요즘은 도파민 디톡스, 자기개발이 떠오르면서 삶을 여백없이 채우는게 유행입니다.
저도 그렇게 살아온 점이 있구요.
오늘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웃는 경험을 하고 감성적인 자극을 받다보면 삶이 풍요로워진다는 사실을요.
효율적인 삶을 사는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요.
앞으로 재밌는 이야기와 감성 충전에 시간을 더 써봐야겠습니다.
제가 재밌는 사람, 감성적인 사람은 아닌데요.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