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안 한지 1년 반 정도가 되었습니다.
저는 30대 중반인데요, 나이가 들수록 연애가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 신중해지고 에너지를 낭비하려고 하지 않으니까요.
결혼을 생각하고 사람을 재기 때문에 어떤 조건이 맞지 않으면 시작도 안 해버립니다.
매력적인 여성이 있어도 쉽게 다가가지 않고 지켜만 봅니다.
단점을 찾아낼 때까지요.
나에게 시간이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상황을 더 안 좋게 만듭니다.
급하면 타협을 해야 하는데 갖춰진 사람을 만나려고 기를 쓰는 것 같아요.
상대방의 단점은 쉬이 용납하지 못하고 내 단점은 상대방이 관용적으로 이해해 주길 바랍니다.
제 마음을 솔직하게 쓰는 겁니다.
제 나이대의 여성분들은 저보다 마음이 급하겠죠.
더 갖춰진 남자를 찾고 싶을 겁니다.
시간이 없으니까요.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문제는 제가 그분들의 조건을 맞히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결혼정보회사가 아닌 이상 일상생활에서 재산, 직업 등을 따져가며 만나는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일을 하다가, 모임에서, 학원에서 만나 알콩달콩 연애하다가 결혼하는 커플이 대다수죠.
분명 이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제 마음의 한편에는 조건이 발목을 붙잡습니다.
'무언가 갖추지 않고서 시작을 하려 하면 안 된다. 실례다.'
저는 제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지만 다른 사람에게도 그러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저를 괜찮게 생각해 주기를 강요하고 싶지도 않고요.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오히려 제 눈이 높아지는 겁니다.
나를 이해해 줄 사람을 찾으러 돌아다니는 거죠.
차라리 앞뒤 안 보고 들이박아서 고백을 하는 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100번 중 1번은 성공하지 않겠어요?
아쉽게도 저는 그런 행동을 시도할 용기와 에너지가 없습니다.
30대, 40대에 솔로인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리가 눈을 낮추면 해결이 될까요?
아니면 마음의 문제일까요?
돈을 많이 벌기 시작하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정답은 모르겠습니다.
보통 많이 생각하면 정답 비슷한 게 머리에 떠오르곤 하는데 이 문제는 정말 풀기 어렵더군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배우자 운이 없을 수도 있죠.
소개팅을 하고, 모임에 나가고, 이성과 편하게 대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본질적으로 내 마음이 연애나 결혼을 할 그릇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용이 부족한 거죠.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할 노력과 자세가 부족한 거죠.
저는 언제쯤 어른이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