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나 자신을 위한 힐링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2024년 11월 14일, 수능날입니다.

중학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쌓은 기초를 발휘해야 하는 날이죠.

어떻게 보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 아닐까요?

수능 잘 봐야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대학을 가야 좋은 직장을 얻고,

좋은 직장을 얻어야 결혼할 확률도 높아지니까요.

물론 대학과 결혼이 삶의 필수는 아니죠.

요즘은 더 그렇습니다.

예전에는 위와 같은 과정이 일반적이었던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아쉽습니다.

수능 하루의 결과에 따라 인생이 결정된다는 사실이요.

공평해 보이기도 하지만 잔인한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한국의 입시 체계가 이렇게 되어있으니 어느 정도 순응할 수밖에 없겠죠.

오늘까지 노력해 온 학생들, 재수생분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공부를 하는 학생들,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 승진하려는 직장인들, 매출을 올리려는 사업자들.

전부 무언가 노력을 하고 있죠.

말씀드린 분들 외에도 모두 어떤 노력을 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주어진 대로 노력 없이 사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요.

열정을 가지고 실패를 견뎌가며 꾸준하게 성공을 위해 달려갑니다.

이때의 내 마음은 어떤가요?

처음에는 열정으로 활활 타올랐다가도 시간이 지나거나 실패가 잦아지면 마음이 차가워집니다.

비관주의가 생기고 현실에 타협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내가 멍청한 짓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시간 낭비를 하는 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생각이 많아지면 몸이 굼뗘져요.

꾸준히 하던 노력이 갑자기 힘들어집니다.

매일 외우던 영어 단어 10개가 너무 많아 보이고 단어를 외우기가 싫어집니다.

소위 현타가 온다고 표현하기도 하죠.

문제는 내 마음을 나도 모른다는 거예요.

시기나 상황에 딱딱 맞게 마음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가 없어요.

내 마음은 내 의지와 무관한 느낌을 가집니다.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멋대로인 내 마음을 어떻게 대해줘야 될까?

가장 처음에 든 생각은 예방해 줘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내가 힘들 때 마음에 무언가를 해주려고 하지 말고 평소에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지금은 일이 많으니까 나중에 쉬자', '공연은 나중에도 갈 수 있어'

막상 나중이 되면 또 무슨 일이 생깁니다.

내 마음은 휴식시간이 없게 되는 거죠.

내가 휴식시간을 강렬하게 원하지 않아도 최소한의 휴식은 스스로에게 주려고 노력해 보는 건 어떨까요?

내 마음이 나에게 고마워할지도 모르잖아요.

고마워서, 내가 힘들 때 힘내줄지도 모르잖아요.

어제는 친구와 재즈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지인이 재즈 피아니스트로 활동 중인데요, 초대권을 받아 참석했습니다.

유러피언 집시 재즈라고 해서, 파리의 노천카페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악사들이 떠오르는 음악을 감상했어요.

1시간 반의 공연을 감상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 마음에게 속으로 말했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은 휴식시간을 주려고 노력할게. 너도 내가 힘들 때 무너지지 말고 나와 같이 버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