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글을 몇 년에 걸쳐 쓰고, 편집하면서 쓰여졌던 모든 문장과 긴 씨름을 했다. 돌아보면, 내가 썼던 문장 중에 절반 정도만이 인쇄까지의 여정에 도달 할 예정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고 싶은 말과 에피소드 들은 계속 추가되었고, 독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과 어떠한 편견도 주고 싶지 않은 나레이터로서의 역할 사이에서도 고민이 많았다. 책 안으로 들어오고 싶어했던 문장들 하나 하나에게 왜 지면에 함께 할 수 없는지 설득해 가며 자물쇠를 걸어주는 일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 셈이다.
발표에 대해서도 또 다른 의미로 참 오래 망설였다. 그러다 내린 결론은 내가 몇 년을 이 일을 하면, 어떤 포지션까지 오르면 이 글을 발표할 자격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이 일을 전심으로 사랑했다 라는 것을 인정할 때가 발표에 준비된 타이밍이라는 것이었다.
이제 난 이 질문에 대답할 준비가 되었을까?
“선생님, 내년에도 여기 계실 거예요?”
이 질문을 받아 들 때 쯤이면, 올해도 힘들었지만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 업무적인 것들은 익숙해 진지 오래지만, 정작 내가 배우는 대상은 내가 매년 새로 만나는 아이들일 때가 많다. 녀석들의 솔직함, 열정, 애정 표현 등이 하나하나 나에게 큰 도전을 주었다. 오늘도 내 옆에서 까르르 거리는 녀석들도 곧 내 품을 떠나가겠지.
나는 진심으로 내가 만난 친구들을 응원한다. 앞으로는 더 험한 길들을 가야 하니까 1년간 내가 그를 믿어준 분량이 어느 순간까지는 양분이 되길 바라며 말이다. 인성위성이 궤도에 올라 갈 때 여러 연료통을 쓰고 버리며 올라가는 것처럼, 나는 그 중에 하나였고, 최종 중력은 부모님이 되어 주실 수 있길 마음을 다해 빌어준다.
영어 유치원 선생님이 되는 것이 내 장래 희망이나 꿈이었던 것은 아니였지만, 이왕 길에 들어섰다 보니 나도 모르게 더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애썼던 지난 몇 년의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애증과 애정 그 사이에서, 이 글을 써내려 가기까지 참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기에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경력단절 여성으로서 더 이상 세상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밑바닥을 치던 때 저에게 이 일을 시작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실장님, 일을 하는 눈빛이 다르다며 더 높은 기준을 말씀하시며 일을 가르쳐 주신 원장님. 건강하시길 멀리서 기도합니다. 또 힘이 되었던 원감님, 아이들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신 원장님, 꼼꼼함으로 일에 욕심 내는 법을 가르쳐 주셨던 부장님, 과장님 그리고 늘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고 배려해 주신 원장님께도 참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또 현장에서 함께 구르며,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해서 마음에 품고 같이 울고 웃으며 애썼던 동료 선생님들께도 고마움과 동료애를 표합니다. 때로는 우리의 부족함이 명백했을 지라도, 우리가 만나는 아이들의 영어 그리고 삶에 대해 함께 고민해주며 도우려 했던 많은 참 선생님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마지막으로 최선을 다한다 해도 부족할 수 있었던 저에게 격려의 말씀을 건네 주시고, 신뢰해 주신 학부모님들께 감사합니다. "
많은 사람들이 단지 언론에서 보도하는 자극적인 이미지와 내용으로 영어유치원을 막연히 욕하는 것에 대해 나 또한 겪어보지 않았을 때는 그런가 보다 했다. 아이가 없을 때야 말도 안 되는 것들이라며 가볍게 비판을 했을 수 있었겠지만, 정작 내가 부모가 되자 솔직히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던 이 주제를 현장에서 몸으로 겪어 내며 언젠가 글로 엮어야 되겠다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처음에 누가 책을 내준다고 약속한 것도 아니지만, 이왕 펜을 든 김에 완성하려고 애를 쓴 나도 무식하고 용감했던 것 같다. 내가 이 부분을 학문적으로 연구해서 멋지게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교육 이론 전문가 라거나 우리 아이가 이렇게 해서 영어를 탁월하게 잘하게 되었어요 라는 압도적인 모습을 가진 사람이 아니기에 이 기록들은 더 진정성을 담을 수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영어유치원이라는 단어만 보고 이 책이 영어유치원에 대한 폭로 혹은 극찬 그중 하나 일 것이라고 오해하고 집어 드신 분들이 계시다면 매우 송구하다. 사회의 모든 부분이 그렇지만, 나의 학생들과 나의 동료들 또한 이곳에 와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존재하고 그 이유 하나하나는 다 그들의 인생의 한 페이지이다. 그러므로 영어유치원이 비판을 받더라도 건설적인 모습으로 이어지길 바라며, 영어유치원에 아이를 보내시는 학부모님들도 아이의 생활과 마음을 더 잘 알고 더 잘 도우실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 본다.
나의 진심이 그렇게 읽힐 수 있길 소망한다.
지금까지 환상을 현실로 모셔오는 작업에 애를 써보았고 여기 까지가 나의 몫인 것 같다. 무엇을 언제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그 선택지에 영어유치원이 있는지는 없는지는 독자 분들의 몫으로 남겨두는 게 맞는 것 같다.
모두가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한 자리에서 다음 계절을 맞이할 수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