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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수 Jun 06. 2023

무탈하세요

돈, 관계, 가족, 건강, 철학

"무탈하세요."


이 말을 듣는 순간, 한 시인의 고백이 떠올랐다. 쇼펜하우어에 빠져서 삶을 저주하던 어느 날, '그러면 이 기쁜 순간들의 정체는 뭐지?'라는 의문이 들어 혹시 세상이 살아볼 만한 곳이 아닐까 깨달았다 한다. 


뒤집을 때 보인다.


행복하려면 무얼 더해야할 것 같다. 더 가지고 더 인정받고. 하지만 철학도 심리학도 증언들도 '행복은 저 너머에 있어 도달해야 하는 경지'가 아니라고 멱살 잡고 말한다. 영어 단어 'happy'가 '만족한'에 가깝듯이 결핍 없 무탈행복의 진정한 뜻이 싶다.


배웠고 노력 중인 '무탈 솔루션'을 풀어본다.



#


지나치면 독이다. 돈은 저마다의 이 무너지지 않을 만큼의 balance 본질이다. (밸런스가 잔고 아닌가.) 일시적인 큰 지출, 유사시를 위한 보험셈에 넣어야 한다. 그 외는 잉여다. 사치는 정신의 빈 구멍을 흐르는 하수다. 불필요한 지출은 자극을 늘린다. 몸에 마음에 부작용을 낳는다. 묶인 자산은 유산일  뿐이다. 100세 시대에 70세 자식에게 주는 유산은 무의미하다.


금융회사가 발표하는 평균적인 노후자금 규모비교의 함정일 뿐이다. 삶의 방식은 나만의 것이다. 단 스스로 정의한 삶의 방식을 지탱할 만큼의 눈금선은 채워야 한다. 배우 김수미 씨는 모 방송에서 '워라밸? 그래 놀아 놀아, 이 XX야. 배 쫄쫄 굶봐야 얼마나 비굴하고 비참한지 알지.'라고 독설을 날렸다.


거부에게 돈이 많아 좋은 점을 물었다.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은 딸에게 옷 사줄 때 가격 안 보는 정도라고 했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밥 먹을 때 가격 안 따지는 정도라고 복사해 붙인 듯이 말했다. 한 예능에서 최태원 SK 회장에게 '돈이 많아 맛있는 거 많이 드시죠?' 물었다. 최 회장은 라면을 먹어도 마음 편히 먹는 밥이 맛있다고 했다. 코스프레가 없지 않겠지만, 사람이 먹고 입고 자는 데에 별 차이 없다. 아니 한국 방문 때 주방을 통째 가져  살만 사우디 세자는 빼고.



#관계


유해인간을 차단하자. 회사는 능력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한 노력의 몇 배를 문제 있는 사람을 뽑지 않는 데에 쏟아야 한다. 능력 없는 사람은 도태된다. 문제 있는 사람은 조직을 순식간에 오염시킨다. 상사가 유해인간이면 그 자리에서 미련 없이 떠나자. 당신이 견딜 이유가 없다. 그는 당신을 갉아 자기 배를 채운다.


책 <커넥티드>의 저자들이 어느 한 지역 사람들의 SNS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행복한 사람은 행복한 사람끼리 모여있고 불행한 사람은 불행한 사람끼리 모여 있었다. 우린 붓다가 아니다. 불평하는 사람, 삐딱한 사람을 멀리 하자. 행복한 사람 곁으로 가자.


조건이 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프레디는 매니저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언제 썩었다고 느끼는 줄 알아? 주변에 파리가 꼬일 때"



#가족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우리가 가까운 사람에게 쉽게 화내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 나와 가까운 사람일수록 '내가 나를 인지하는' 뇌의 영역과 가까운 곳에 저장되어 있다. 내가 나를 통제하듯 통제하려 한다.


배우자가 부르면, 하던 일을 멈추고 배우자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이 순간이 당신이 배우자를 대하는 태도의 전부를 말해준다. 배우자를 상사처럼 대하라는 조언은 지나친 이 아니다.


아이에게 두 마디만 반복하자. '사랑한다'. '믿는다'. 세상이 너를 외면할 때 돌아올 보루가 있다는 신호다. 네 옆에 가만히 서 있겠다는 신호다. 업고 다니면 아이의 인생을 망친다. 아이가 독립심이 없다면 당신 인생도 망친다.



#건강


내 몸은, 상태가 어떤지, 무엇이 필요한지 나에게 자주 얘기해 준다. 듣지 않았을 뿐이다. 방관하지 말자. 스벤 뵐펠이 <50 이후, 더 재미있게 나이 드는 법>에서 말하는, 건강의 첫 번째 원칙이다. 예를 들어, 목이 마르기 전에 물을 마시자.


나는 허리를 굽혀도 손이 땅에 닿지 않았다. 등의 날개 죽지를 오므리지 못했다. 허리가 왼쪽으로 잘 돌아가지 않았다. 머리 살갗에, 귓속에 만성 염증이 있었다. 두통은 그냥 견뎠다. 한쪽 콧구멍이 막혀있었다. 목소리가 탁했다. 항문 상태도 좋지 않았다. 숙취는 심해졌다. 50년 간 방치했다.


지금 고쳤거나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폼나는 몸을 만들 생각은 없다. 오랜 기간 소홀히 대한 미안함 때문이다. 덜 괴롭힐 수 있었는데 말이지.



#철학


나만의 목적이 있는 것.

내가 세상에 남길 나만의 말이 있는 것.


어릴 때 교회에서 초코파이를 얻어먹었다(군대 때도). 어머니께서 절에 내 촛불을 올려두셨다. 성당에서 결혼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종교를 가지는 이유를 도통 몰랐다.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대표적 지성인 이어령 선생이 딸을 잃고 종교를 가지게 된 그 마음을 짐작해 본다.


누구나 삶의 목적이 필요하다. 불운을 견디려면. 운에 현혹되지 않으려면. 그래서 공부한다. 느리게라도 읽고 쓴다. 이 브런치도 그런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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