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었네

해방일지. +13일(2022.05.23)

by 낙산우공

일요일 밤엔 잠이 오지 않는다. 낮잠을 잤건 아니건 그렇다. 마음이 불편하고 생각이 많아지면 잠이 오지 않는다. 그래서 그렇다. 억지로 잠을 청해 보아도 소용이 없다. 아침 일찍 일어날 걱정을 하면 더 그렇다. 그 덕에 월요일은 비몽사몽 금세도 지나간다.


이 것이 어찌 반가운 일이겠는가? 직장에 매여 사는 신세라 다시 한주를 시작하려니 마음이 무거워지는 탓이다. 복직 전 써놓은 글을 뒤적이다가 ‘발 빠짐 주의’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매사 불여튼튼이라고 오랫동안 해 온 일이지만 열 달을 쉬었으니 더 신중하게 조심하자는 다짐이었다. 그런데 난 발이 빠졌다.


이런 일이 있을까 봐 그런 걱정을 한 것인데 미리 걱정을 한들 우려하던 일은 생기려면 기어이 생긴다. 그저 이런 경우를 걱정하고 있었으니 조금 덜 당황할 뿐이다. 그 또한 사서 걱정한 덕인 걸까? 애당초 모르는 게 나았을까? 나는 알 수 없다. 그런 걱정과 근심이 쌓이는 직장인의 삶이란 다 거기서 거기이겠다.


오늘도 푹 자기는 글렀다. 밤을 꼴딱 새울지도 모른다. 이런 날에 잠 못 잘 걱정까지는 더 하지 말자. 걱정 때문에 잠을 못 자는 것도 억울한데 잠을 못 자는 것까지 한 걱정을 더하지는 말자. 오늘의 해방 수칙이다. 잠이 안 올 땐 그러려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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