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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하여

직시하고 직면하는 것 외에 답은 없다.

by 낙산우공

모든 인간은 살면서 끊임없이 다양한 형태의 문제와 마주한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관계에서 그리고 살아가는 모든 일상에서 문제는 수없이 불거진다. 그런 문제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그리고 능동적으로 해결해 내느냐가 한 인간의 삶을 관통하는 팔자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문제와 그 해결은 누군가의 삶에서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된다.


문제에 대한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1. 해답을 요구하는 물음, 2. 논쟁, 논의, 연구 따위의 대상이 되는 사건, 3. 해결하기 어렵거나 난처한 대상 또는 그런 일, 이렇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리가 살면서 맞닥뜨리는 문제는 아마도 세 번째에 해당할 것이다. 해결하기 어렵거나 난처하기 때문에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니까 말이다. 어렵거나 난처하지 않다면 무엇이 문제이겠는가?


조직에서건 사생활에서건 문제에 부딪쳤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가늠할 수 있다. 그가 상식적이고 도덕적인지 여부는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서 모두 드러나기 마련이다. 내가 살아오면서 만나본 수많은 인간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해 낼 수 없겠지만 적어도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서는 가능했다. 그리고 나는 그것으로 그가 상대할 가치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아야 한다. 문제가 드러나는 건 우리가 지속적으로 문제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문제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에 서툴다. 그들은 평균 이하의 민감도를 가진 탓일 수도 있지만 다분히 의도적으로 문제를 확인하는 걸 꺼리기도 한다.


문제를 문제로써 인식하는 순간, 우리는 그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부분의 문제는 여기서 출발한다. 살면서 직면하는 숱한 문제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누군가 가장 먼저 문제를 발견하게 되면 과연 이 문제를 나만이 인식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그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할 때까지 책임을 회피하게 된다.


그 사이에 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되며, 그 속도는 우리가 감히 예측할 수 없는 수준일 경우가 많다. 내가 해결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기 전에 문제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않는 게 먼저다. 내가 외면한 문제는 언젠가 수습하기 어려운 단계로 진화한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이렇게 누군가의 외면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언제나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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