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끝에 머물던 바람
조용히 흔적을 감싸 쓸어내리고
가느다란 숨결 사이로
맑은 빛이 천천히 내려오네
어딘가 걸린 저 고운 선
묶이지 않은 채로 흩날리며 춤추고
이른 날의 잔향을 품어
다시 맑게 물들여가는 모습이네
손끝에 닿을 듯한 온기
그늘진 마음을 차분히 스미며
흐려진 결 사이로 남은
무언가 새로워진 향을 남기네
바람에 실려온 노래는
멀리서 기다리던 소리를 데려와
고요한 낮의 틈새 속에
빛으로 그려진 무늬를 새기네
잊고 있던 지난날의 흔적
천천히 감긴 선들로 이어져 가고
서늘한 하늘 아래 깃든
한 조각 맑은 숨이 퍼져 나가네
넘치도록 맺힌 빛의 결
다시 흘러가는 맑은 날의 고요
잠시 머문 그 순간 속에서
온전히 새로워진 나를 느끼네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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