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틈새에 깃든 바람
조용히 넘겨본 옛날의 자락들
손끝에 스친 오래된 숨
그 사이 머물던 빛이 떠오르네
희미한 결 위에 새긴 말
아득히 남겨둔 노래를 따라가고
멀어진 날들의 끝자락
고요히 전해지는 소리가 있네
한 겹씩 감아올린 시간
낯익은 향기가 마음을 스미고
지나간 이야기 속에서
감춰둔 무늬들이 피어나네
돌아보면 흐린 자리마다
다시금 이어지는 따스한 흔적
머물렀던 그곳의 온기가
차갑던 숨을 조용히 감싸주네
넘칠 듯 채워진 갈피 속
지울 수 없는 색깔로 물든 날들
닫히지 않은 문장 너머로
어느새 물결처럼 다가오네
펼쳐질수록 선명해져
아득히 불러오는 저 먼 고갯길
돌아갈 자리 한켠엔
오래된 숨결이 잠들어 있네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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