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고요

빨래(2)

by 별하

텅 빈 하늘이 낮게 내려
가만히 쌓인 채 숨을 고르고
차오른 바람에 묻혀온
맑은 숨결이 손끝을 스치네

희미한 흔적에 깃든 빛
아련히 흩어진 어제를 씻어내고
새하얀 고요가 머무는
이 자리엔 멀어진 기억이 있네

쏟아진 맑음이 감싼 곳
끝없이 펼쳐진 눈부신 조각들
어딘가 엉켜 있던 마음도
차츰 빛으로 풀어져 가네

닿을 듯 멀어지는 결들
조용히 흘러간 겨울의 노래 속
그날의 온기가 스며들어
가볍게 이날을 감싸 안아주네

모퉁이에 머물던 조용함
차디찬 숨 속에 부드럽게 번져
맑아진 하늘 아래 쌓여간
한 겹의 새로움이 춤을 추네

눈 위에 남겨둔 빛의 자리
가볍게 흩어진 고요한 물결은
아득히 이어질 날의 끝에
다시금 맑은 결을 남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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